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7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윤석열 대선후보를 언급했다는 보도와 관련 "이재명 후보의 적반하장"이라며 "민주당의 네거티브는 선거 막바지에 항상 기승을 부린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선거 막바지에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 제기가 도를 넘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에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통해 성남 땅을 수용해서 막대한 이익을 민간업자에게 준 사건이 해당 건으로 구속된 김만배 입을 통해 변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는 이걸 좋다고 퍼뜨리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우크라이나의 탓이라고 하는 골방 인터넷 담론을 가지고 외교적 망신을 샀던 이재명 후보의 수준에 딱 맞는 적반하장"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 후보는 수사기관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데 부당한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됐을 때 무능하고 부패한 성남시장과 법조브로커는 엄중한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이들이 서로 연대해서 또다른 처벌 대상인 대출브로커의 말을 퍼뜨리고 있다. 민주당은 녹취록을 가져와도 범죄와 연루된 분들의 증언만 가져오는지 의문"이라며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식 네거티브는 선거 막바지에 항상 기승을 부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세훈 시장의 생태탕 의혹 때는 방송에 나온 사람들끼리도 말을 맞추지 못해서 오세훈 시장이 주변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웠다는 진술과 함께 백바지에 백구두를 신고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왔다는 진술을 같이 내질렀다"며 "그 당시 페라가모와 백바지는 무슨 의미였겠나. 10년도 더 된 진술에 신빙성을 더해보려는 시도가 아니었겠냐. 이번에도 아무 내용과 증거가 없기 때문에 괜히 '커피를 타줬다'는 구체성 있는 듯한 발언을 더해서 던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늘 주장하는 게 이런 류의 범죄는 '돈의 흐름을 추적하면 나온다'는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아무리 민주당이 대장동을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려 해도 딱 그분에 집중하면 된다"며 "그분의 실체를 궁금해하는 국민께 말씀드리겠다. 이번에 그분을 잡아서 정의 구현하려면 꼭 투표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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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전날 김만배 씨가 지난해 9월 지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나눈 대화라면서 대화가 담긴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 매체는 김 씨가 박영수 변호사에게 불법 대출 브로커이던 조 모 씨를 소개했고, 박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해결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음성 파일에서 김 씨는 "윤석열이가 '니가 조OO이야?'이러면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박 모 (주임검사가 조 씨에게)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하더니 보내 주더래. 그래서 그 사건이 없어졌어", "통했지, 그냥 봐줬지"라고도 했다.

윤 후보는 2011년 대검 중수2과장이자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 주임검사를 맡았던 당시 불법 대출 알선자 조 씨를 참고인 조사만 하고 돌려보내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공원이나 터널 조성 비용 등을 화천대유에 추가로 부담하게 해 욕을 많이 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씨는 "이제 또 땅값이 올라가니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 '배수지도 해라' (등 부대조건을 계속 붙였다)"며 "내가 욕을 많이 했다. X같은 XX, XX놈, 공산당 같은 XX 했더니 성남시의원들이 찾아와서 '그만 좀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 널리 알려달라. 우리가 언론이다"라고 적었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 사진=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날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후보가 뉴스타파의 김만배 발언 보도가 나오자마자 즉시 SNS를 통해 그 보도 내용을 널리 알려달라는 글을 올렸다"며 "김만배와 한 편을 먹고 아무리 거짓을 퍼뜨리려고 해도, 국민들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 이재명 후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분명히 밝히지만 윤석열 후보는 김만배와 아무런 친분이 없다. 뉴스타파는 김만배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에게 말한 녹취록을 공개하며, 윤석열 후보가 조 모 씨를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으나, 명백히 허위"라고 했다.

이어 "남욱은 녹취록에서 '유동규가 이재명 성남시장이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1000억 원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며 "남욱은 수사 과정에서 '김만배가 유동규에게 3억6000만 원을 준 것으로 들었다. 시기상으로 이재명 시장 재선 선거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김용이 유동규, 김만배와 의형제를 맺었다는 말도 나온다. 정진상, 김용이 이재명 후보 몰래 김만배 일당의 대장동 게이트 설계를 도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수많은 증거가 가리키는 지점은 하나다. 대장동 게이트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이자 설계자인 이재명 후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만배가 기를 쓰고 이재명 후보를 보호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인이 공범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고검에 좌천돼 있던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라고 주장하다니, 이런 후안무치가 어디 있겠냐"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