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받아온 볼쇼이 극장의 음악 감독이자 수석 지휘자인 투간 소키에프가 사임했다.

AFP통신은 6일(현지시간) 소키에프가 성명을 내고 "볼쇼이 극장, 프랑스 툴루즈 시립관현악단에서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소키에프는 "많은 사람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나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친애하는 러시아와 프랑스 음악가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많은 음악가가 '캔슬 컬처'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했다. '캔슬 컬처'란 자신과 다른 생각을 드러낸 사람들을 배척하는 것을 뜻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후 예술계에서는 러시아 출신 음악가들에게 입장을 표명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공연이 취소되는 등 '러시아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앞서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가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뮌헨필하모닉으로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비판 입장을 천명해달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아 해고 통보를 받았다.

소키에프 역시 현 사태에 대해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어떤 형태의 충돌에도 반대한다고만 언급했다. 그는 사임을 발표하며 "조만간 차이콥스키, 스트라빈스키, 쇼스타코비치, 베토벤, 브람스, 드뷔시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