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벗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모자를 쓴 채 신한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때 화면에서 이런 문구를 보게 될 수 있다. 신한은행은 7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ATM 이상행동 탐지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ATM에 설치된 카메라 화면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기기 이용 중 휴대폰 통화를 하거나 선글라스 및 모자를 착용하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걸러낸다. 이후 이용자에게 ‘보이스 피싱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해달라’는 문구를 보내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의 주요 타깃인 고령 금융소비자의 자산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은행 내 데이터 전문가와 전문업체가 8개월간 AI 딥러닝(기계학습)을 통해 기기 이용 시 정상거래와 이상거래의 행동 유형을 분석했다. 이렇게 만든 시스템을 고령 소비자가 자주 방문해 사고 우려가 큰 영업점 ATM에 설치했다. 조만간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1단계 시스템 도입만으로도 보이스 피싱 예방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