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금’으로 불리는 팔라듐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외 증시에서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52주 신고가 기록도 갈아치우는 중이다.

거침없이 달리는 '팔라듐 ETF' 52주 신고가
7일 ‘KBSTAR 팔라듐선물(H) ETF’는 13.73% 오른 1만8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ETF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팔라듐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초지수는 팔라듐선물지수(S&P GSCI Excess Return Index)다.

KB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ETF의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수익률은 34%로 국내 상장 546개 ETF 중 1위를 기록했다. 3개월 수익률은 50%에 달한다.

은백색 금속인 팔라듐은 구리, 니켈, 백금 등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가솔린 차량의 매연을 정화하는 촉매제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원료다. 유럽 중심으로 선진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반도체 생산에도 사용된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건 인플레이션 우려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는 팔라듐 최대 생산국이다. 러시아산 팔라듐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연초 트로이온스당 1820달러 안팎에 거래되던 팔라듐 6월물 가격은 최근 3000달러 선을 뚫었다.

미국 증시에서도 팔라듐 ETF가 선전 중이다. 지난 4일 ‘알버딘 스탠더드 피시컬 팔라듐 셰어즈 ETF(PALL)’는 8.12% 오른 280.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81.50달러까지 올라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지난주(2월 28일~3월 4일) 미국 상장 ETF 중 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한 주간 26.4% 올랐고 연초 이후 수익률은 59.3%에 달한다. 지난주 미국 ETF 수익률 1위는 밀에 투자하는 ‘테우크리움 위트 ETF(WEAT)’였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운용실장은 “팔라듐 공급의 40%를 차지하는 러시아에 대한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서 공급 불안에 따라 가격이 상승했다”며 “최근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하락 구간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ETF 등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 ETF’는 ‘KBSTAR 팔라듐선물(H) ETF’와 반대로 팔라듐 선물 가격을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팔라듐 선물 가격 하락 시 수익을 낸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