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표일 확진자 폭증 예상…선거결과 불복 우려도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5일 오후 6시 마감된 가운데 일부 투표소에서 부정선거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전에 없는 혼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들의 사전투표 진행 과정에서 사전 준비 부족 및 부실한 투표 관리로 곳곳에서 아수라장이 연출되면서다.

이날 서울 은평구 신사1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배부했다가 유권자들의 항의로 잠시 투표가 중단되는 등 석연치 않은 상황도 빚어졌다.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서 "서울 은평구 신사1동 투표소에서 투표 봉투 안에 '기호 1번 이재명 후보'에 기표한 기표지가 들어 있었다.

확진자인 유권자에게 한 손엔 이재명 기표 용지, 또 한 손엔 빈 투표용지가 쥐어졌던 것"이라며 "무려 세 명이 이같은 일을 겪었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조사 과정에서 봉투에 용지가 두 장이 들어간 사례가 한 건 더 추가됐다고 한다.

이런 불법투표 하려고 국민들이 지난 5년을 기다린 게 아니라는 피 끓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확진자·격리자의 투표지를 투표함에 전달하는 방법도 투표소마다 봉투, 쇼핑백, 골판지 상자, 플라스틱 바구니, 우체국 종이박스 등으로 제멋대로라 투표 관리가 공정하게 되고 있느냐는 의문을 낳았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기표가 된 투표용지가 밀봉되지 않은 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있는 사진이 확산되면서 개표 결과에 따라 '부정선거'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분위기다.

가뜩이나 보수 진영 일각에선 지난 4·15 총선 당시부터 부정선거 논란이 계속돼 왔고, 일부는 법적 절차까지 밟으면서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런 상황을 의식해 부정선거 의혹을 불식시키면서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해왔다.

윤석열 대선 후보도 사전투표를 앞두고 "공명선거 감시단을 발족해 철저히 감시하겠다.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대혼란 자초한 선관위, 초박빙서 '부정선거론' 빌미 주나
이에 따라 선관위가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투표를 진행하면서도 준비 부족으로 이러한 잡음을 자초했다는 비판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블랙아웃' 직전까지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한 접전을 벌여왔다.

여기에 사전투표 하루 전날 성사된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도 초박빙 구도 속 승부를 예측 불가능하게 만든 변수가 됐다.

실제 개표 결과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박빙으로 드러날 경우 어느 진영이 승리하든 쉽게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확진자 투표 준비 및 관리 부실로 인해 선관위가 부정선거 논란 및 불복 제기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잇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더구나 사흘 뒤 본 투표일엔 코로나19 확진자가 더욱 증가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확진자·격리자가 사전투표 날 이상으로 몰릴 경우 투표 관리 상황은 더욱 혼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선관위가 조해주 전 상임위원의 임기 문제로 논란을 빚다가 지난 1월 21일에야 사퇴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공정성 시비에 휘말려온 만큼, 이번 사태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선관위를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