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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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지난해 22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재차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또 한 번 50%대의 고성장을 이어가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과 유통기업 가운데 최대 매출을 올렸다.

쿠팡, 지난해 22조 매출 신기록…고객 1800만 육박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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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2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4% 증가한 184억637만달러(약 22조16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0년 창사 이래 최대치다.

매출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이마트(별도 매출 기준 16조4500억원)에 온라인쇼핑몰 SSG닷컴(매출 1조4900억원)을 더한 것보다도 많다. 지난해 이마트가 인수한 지마켓글로벌의 연간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작년 4분기(1184억원)와 2020년 매출(1조3000억원)에 비춰 이를 더해도 쿠팡의 매출이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분기 매출 신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50억7669만달러(약 6조1100억원)의 매출을 냈다.

고객 수와 구매금액 증가가 매출 고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4분기 한 번 이상 쿠팡에서 제품을 구입한 활성고객 수는 1794만명에 달했다. 작년 4분기(1485만명)보다 21% 뛰었다. 활성고객의 1인당 구매금액은 11% 증가한 283달러(약 34만원)로 집계됐다. 유료 멤버십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00만명에 달했다.

쿠팡은 “2년 전에 비해 매출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쿠팡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미”라고 자평했다.

매출 신기록 속 적자 규모도 확대…수익성 확보 나설까

사진은 서울 신천동 쿠팡 본사. 사진=한경 DB
사진은 서울 신천동 쿠팡 본사. 사진=한경 DB
다만 매출 고성장 속에서도 적자 규모는 커졌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14억9396만달러(약 1조8000억원)로, 2018년 1조1138억원 적자를 낸 후 또 다시 1조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순손실은 15억4259만달러(약 1조8572억원)로 전년(4억6316만달러)의 3배 넘는 수준이다.

상장 전 누적 적자(4조6700억원)을 고려하면 누적 적자가 6조원대로 뛴 것으로 추정된다. 공격적 물류센터 확충을 위한 투자가 이어진 데다 지난해 6월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다. 또 음식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투자에 따른 이른바 '계획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4분기 순손실은 4억497만달러(약 4900억원)를 기록했다. 쿠팡은 4분기 순손실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비용 1억3000만달러(약 1600억원)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 발표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지 약 1년 만에 이뤄졌다. 지난해 3월11일 장중 한때 69달러까지 치솟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쿠팡의 주가는 이후 조정을 받아 공모가(35달러)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2일 NYSE에서 쿠팡 주가는 전날보다 0.2% 내린 25.4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업계에선 향후 쿠팡이 적자 규모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와우멤버십 요금 인상 등이 사례로 꼽힌다.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된 요금은 신규 회원에게만 적용됐으나 향후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도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타사 유료 멤버십과 비교해 여전히 매력이 큰 만큼 별다른 판도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다양한 상품 구색, 쿠팡플레이 시청 등 부가 서비스를 고려하면 로켓와우 멤버십은 여전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있는 서비스"라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에도 큰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