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오는 22일 상장한다.21일 NH-Amundi자산운용은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 ETF' 22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메타버스 트렌드를 주도해나가는 대표 기업에 집중투자 하도록 설계됐다. 메타버스 플랫폼, 하드웨어 등 전체적인 메타버스 산업을 아우르는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종목들을 담고 있다.이 ETF는 NH투자증권이 발표하는 'iSelect 미국메타버스 지수'를 추종한다. 메타버스, 증강현실, 가상세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혼합현실(MR) 등 주요 메타버스 관련 키워드 필터링 기술을 적용해 동일가중 방식으로 최대 20종목을 편입한다. 지난달 말 기준 기초지수 구성 상위종목으로는 일렉트로닉아츠(6.1%), PTC (6.0%), 브로드컴(6.0%), 애플(6.0%), 인텔(5.6%), 로블록스(3.0%) 등이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1500억 달러에서 2030년 1.5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잇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뿐 아니라 향후 교육, 의료, 국방,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대부분의 산업으로 확장성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김승철 NH-Amundi자산운용 패시브솔루션본부 본부장은 ‘메타버스 트렌드는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빅테크기업에서 주도하고 있다"며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 ETF는 국내에서 원화로 미국 메타버스 기업에 집중투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코앞에 둔 가운데 이번 주부터 2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의 기초지수 방법론에 새로운 룰이 적용된다. 주요 ETF들도 이른바 'LG에너지솔루션 몰빵'(집중 편입)을 결정하면서 '수급 쏠림 현상' 부채질에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 주가가 시장 열기에 부응할 때 못지 않게 조정 받을 때도 현명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24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전기&수소차 ETF'는 이날부터 기초지수 산출기준을 변경한다. 편입종목이 전기·수소차 관련 비상장 자회사를 떼어내 따로 상장시킬 경우 그 자회사를 새로 편입하고 모회사는 편출한다는 게 골자다. 기존 지수 방법론의 종목 교체 기준에는 '신규상장 종목'과 '물적분할 종목'의 사례를 반영한 규정이 따로 없었다.회사는 기초지수인 FnGuide 전기&수소차 지수에 이같은 내용의 특별편입조항을 달아 투자자들에게 안내했다. 실제 새로운 방법론대로 구성종목이 바뀌는 것은 자회사 상장일로부터 7영업일 이후(2월9일)부터 가능하다. 당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염두에 둔 조치로 읽힌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으로부터 떨어져 나오자 관련 ETF로서 구성종목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HANARO Fn전기&수소차 ETF의 시가총액은 352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작지만 LG화학 비중은 6%에 육박한다.양대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각각 비슷한 내용의 새 지수 방법론을 이달 26일과 28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대상 ETF는 'KODEX 2차전지산업'과 'TIGER 2차전지테마'로 두 상품의 시가총액 합만 1조4000억원이 넘는다. LG화학 편입 비중을 살펴보면 KODEX 2차전지산업이 19.63%, TIGER 2차전지테마가 9.11%다.특히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관련 ETF는 내달 9일부터 2~3거래일에 걸쳐 교체 매매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TF 시가총액이 큰 만큼 한 번에 매매가 이뤄질 경우 시장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KODEX 2차전지산업 ETF는 이번 지수 방법론 공시에서 "리밸런싱 매매 일정을 1~3일로 분산시켜 ETF 정기 변경 매매로 인한 개별 종목의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전한 바 있다.이렇듯 운용사들은 모두 2차전지 관련 매출이 자회사 사업으로 옮겨간 경우 지수위원회 검토를 거쳐 모회사를 빼고 자회사를 새로 편입하겠다는 데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이들 회사 모두 내달 9일부터 종목 변동이 가능하다고는 했지만 반영 시점이라든가 편입 방식 등이 일관되진 않을 예정이다. 각 ETF마다 지수산출기관이 달라서다. 지수구성종목 교체와 관련한 사항들과 관련해선 지수사가 결정권을 갖고 있다. "LG화학을 그대로 두는 대신 비중을 줄이는 방식도 있었으나 지수사가 물적분할 회사만 편입시키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는 게 한 운용사 임원의 전언이다.운용사 3사의 수급이 끝이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과 3월 중 MSCI지수와 KOSPI200지수 등에도 편입될 전망된다. 아울러 기타 2차전지 관련 ETF로부터 1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시장에 상장된 ETF 가운데 LG화학을 포함하고 있는 상품은 무려 273개에 달한다.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올 1분기 다양한 지수들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유입될 패시브 자금 총액은 1조3000억~1조5000억원 수준이다.증권가도 LG에너지솔루션 주가의 향방에 패시브 자금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자금이 띄엄띄엄 유입될 것으로 예견되는 데다 수급재료가 소멸되면 주가가 단번에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 시총이 작을수록 상장 당일 주가 수익률이 높았던 전례들을 미뤄볼 때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도 오버슈팅할 확률이 높다. 문제는 주요 지수 편입 시점부터는 적정 주가를 찾기 위해 조정에 들어설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수급에 의한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울 텐데, 이런 점을 유의해 가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한 자산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LG에너지솔루션을 일찍 편입하는 ETF가 좋을지, 늦게 편입하는 ETF가 좋을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이는 이른바 '신의 영역'이라 알 수 없다"라며 "종목 편출입에 따른 효과가 옛날 같지는 않아서 상장과 동시에 대부분의 수급 호재가 선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자산운용 업계가 새 먹거리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때 아닌 '최초'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두 배로 따라가거나 반대로 추종하는 상품을 상장하는가 하면 금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상품을 내놓는 곳도 있다. 모두 국내 첫 사례다.선택지가 늘어나면서 고위험상품에 대한 노출도 커진 만큼 신중한 ETF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5일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와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테마형 지수를 활용한 레버리지 상품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ETF는 각각 'KRX BBIG K-뉴딜지수'와 'KRX 2차전지 K-뉴딜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2배 방향으로 추종한다. 신탁원본액은 110억원이고 총보수는 0.59%다.같은 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KINDEX KRX금현물 ETF'를 출시한다. KRX금시장의 금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첫 금 관련 실물형 ETF다. 금 현물(1kg) 가격 수익률에서 실물보관에 따른 비용을 차감하는 순수익률 방식으로 산출한 지수를 활용한다.회사 측은 퇴직연금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의 금 투자 ETF는 모두 파생형 구조의 금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던 까닭에 연금계좌에선 투자할 수 없었다. 반면 이번 상품은 선물이 아닌 현물 ETF여서 퇴직연금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랏다.앞서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최초' 수식어와 함께 다양한 ETF 상품을 내놨다. ETF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9일 국내 최초로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활용한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상장했다. 나스닥100지수는 나스닥 상장사들 가운데 시가총액과 거래량 기준 상위 100개의 비금융 업종 대표기업들을 모아 만든 주가지수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이 속해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 'HANARO Fn골프테마 ETF'와 'HANARO 200 Top10 ETF'를 상장했다. 골프산업에 투자하는 골프 테마 ETF를 내놓은 것은 국내를 넘어 세계 최초다. 자산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ETF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은 시장의 활황과 맞닿아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수요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ETF 시장 규모는 71조원에 이른다. 2016년 25조원을 겨우 넘겼던 시장 규모가 불과 5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성장한 것이다. 유망 산업에 집중하는 테마형 ETF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연금저축·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수익성 제고를 목적으로 ETF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틈새시장을 노리면서 투자자들 수요에 응답하고 있는 셈"이라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갖고 있는 자신의 관점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는 상품이 생기는 만큼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선 선택지가 확대된 만큼 신중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버스, 레버리지 등 고위험 상품들이 속속 나타나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상품을 선별·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ETF 시장에는 레버리지·인버스형 ETF 상품들이 대부분이라 단기투자 성향이 짙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이 장기투자 중심의 테마형 ETF 상품에 반응하면서 보다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했다.그러면서도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데, 방향성을 맞추려고 하면 언젠가는 투자손실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