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옥시아발(發) 공급 차질로 인해 낸드플래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1·2위 낸드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은 낸드 가격을 10% 올리겠다고 최근 고객사에 알렸다. 앞서 미국 마이크론도 고객사에 낸드 가격을 10%가량 올린다고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은 최근 기옥시아에서 발생한 원자재 오염사고로 낸드 출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기옥시아와 WD가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와 이와테현 기타카미에서 공동 운영하는 3D 낸드 공장에서 원재료 오염이 발생해 가동을 중단했다. 오염된 낸드는 14EB(엑사바이트) 가량으로 1T(테라바이트) 용량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1400만 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는 세계 낸드 공급량의 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 고객사에 별다른 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업계에서는 3D 낸드 현물가격이 오르고 있어 이들 업체도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옥시아 사고 이후 가격 기준이 되는 512Gb(기가비트) TLC(트리플레벨셀) 낸드는 6%, 256Gb TLC 낸드는 7%가량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SATA(직렬 ATA) SSD도 3%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까지는 기옥시아 공장 정상 가동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분기 낸드 고정거래가격이 최대 1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7월 5.48% 상승한 이후 8개월 연속 보합세를 유지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 차질이 반도체 업황 회복을 예상보다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서버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 메타(옛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지난해보다 시설 투자를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시너지까지 고려해 올해 낸드 출하량이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