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비극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새벽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32㎞가량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하면서 머지않아 키예프가 함락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소도시의 한 아파트 앞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머리에 부상을 입은 여성이 눈을 감은 채 흐느끼고 있다.  /트위터 캡처
< 전쟁의 비극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새벽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32㎞가량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하면서 머지않아 키예프가 함락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소도시의 한 아파트 앞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머리에 부상을 입은 여성이 눈을 감은 채 흐느끼고 있다. /트위터 캡처
국내 기업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돌발 악재에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날 채비를 하던 상황에서 터진 이번 사태로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제품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급망 붕괴와 환율·물가·금리 등 ‘3고(高)’ 현상까지 본격화하면 우리 경제에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97개 상장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44조808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45조1542억원) 대비 6545억원(0.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한 달 만에 13.9%에서 12.8%로 1.1%포인트 급락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라는 변수가 포함되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계 관계자도 “주요 기업이 작년 말 긍정적으로 수립했던 설비투자 등 올해 경영계획을 서둘러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는 포괄적 제재 방안을 내놓으면서 한국 기업의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 수출 및 현지 생산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와 루블화 환율 변동으로 인한 실적 감소도 우려된다.

경제계는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규모 자원 보유국인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뿐 아니라 니켈 구리 알루미늄 등 각종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본격화한 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원자재 가격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한국 전체 수출의 1.6%를 차지하는 러시아는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값 급등이 계속되면 산업계 전반에 연쇄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경민/고윤상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