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기. 김영우 기자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기. 김영우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초대형 항공사 출범에 이어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탄생이 임박하자 중장거리 노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노선 재분배 시정조치가 대형 항공사들이 아닌 LCC가 보유한 노선을 대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선도 교차하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의 중대형기 보잉777기에 내려진 운항중단 조치가 이르면 올 상반기 풀릴 전망이다.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가 엔진 결함 등의 이유로 해당 기종에 대한 운항을 중지한 지 1년여 만이다.

보잉777기는 장거리 국제선 노선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다. 통합 LCC는 진에어(대한항공 계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아시아나항공 계열)이 합쳐지는 회사다. 통합 LCC 주축이 될 진에어가 중장거리 노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2일 티웨이항공은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119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중 89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30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국내로 들여올 A330-300을 포함해 올 상반기 안에 중대형기 기종 3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LCC 3개사가 합쳐지더라도 ‘1+1+1=3’의 효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합 항공사가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이행할 때 대형 항공사들이 보유한 노선이 아닌 LCC들이 보유한 노선을 내놓는 식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서울~호놀룰루 노선은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모두 띄우고 있고, 부산~다낭은 아시아나와 에어부산이 같이 띄우고 있다”며 “이런 노선들의 점유율 조정은 대형 항공사(FSC)가 아닌 LCC 몫으로 돌릴 가능성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및 각 계열 LCC들이 운항 중인 노선을 분석한 결과 국제선 26개, 국내선 14개 노선의 시장점유율을 줄여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다른 항공사가 노선 진입 의사를 밝히면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질 때 까지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을 줄여야 한다. 조치대상 국제선 26개 중 FSC와 LCC가 같이 운항하고 있는 노선은 서울~호놀룰루, 부산~칭다오, 서울~푸켓, 부산~다낭 등 7개다. 국내선은 14개 중 10개 노선에서 FSC와 LCC가 함께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진에어(보유 비행기 대수 24대), 에어부산(26대), 에어서울(6대)이 합쳐지면 동북아 최대 규모의 LCC가 탄생할 전망이다. 아시아 전체로 보면 에어아시아(101대)에 이은 2위 규모다. 통합LCC의 사명이나 본사 위치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