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겨냥 "사드 배치한다니 충청 기업 주가 하락…충청은 통합의 도시"
"명태·북어포 걸어놓고 빌면 기업 오나"…세종 집무실 설치공약 띄우기도
어기구, 찬조연설서 흑묘백묘 거론하며 "이명박, 아니 쥐새끼만 잡으면 돼"
이재명, 중원 유세 "충청의 사위, 사드 대신 보따리 가져왔다"(종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3일 충청권을 찾아 "충청의 사위 이 서방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런 것 안 들고 다닌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 당진어시장과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 세종 나성동 먹자골목에서 잇달아 가진 유세에서 이같이 말한 뒤 "이 서방은 정말 처가에 도움 되는 보일러·냉장고, 경제 살리기나 균형발전 등을 들고 다닌다.

어떤 보따리를 가져왔는지 한번 보시겠느냐"고 말했다.

'충청의 아들'을 자처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사드 추가배치 공약이 충청권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맞춤형 공약으로 지역 민심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사투리를 섞어 "사드 배치한다고 '충청에 갖다놔불겨' 이런다든지, 가만히 있는데 선제 타격한다고 겁을 준다든지 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며 "사드 배치한다고 충청이니 강원이니 경기니 하니 충북에 투자하는 기업의 주가가 내려가고 있다"고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이재명, 중원 유세 "충청의 사위, 사드 대신 보따리 가져왔다"(종합)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두산건설에 병원 부지 용도를 변경해 줘 특혜를 제공했다는 국민의힘과 윤 후보의 주장을 거론하며 "기업에 혜택을 줘야 들어오지, 손해를 주거나 아무런 혜택을 안 주면 왜 오겠느냐"며 "기업을 납치하란 얘기냐. 최소한 납치와 유치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정작 본인은 인센티브를 줘서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하더라"라며 "기업 오라고 그냥 고사 지내면 오느냐. 명태·북어포 걸어놓고 빌고 바늘로 찌르면 기업이 오느냐"고 비판했다.

윤 후보를 향해 '무속 논란'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기업을 '납치'하지 않고 유치할, 충남에도 당진에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유치할 사람이 누구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또 "여러분은 석탄 연기를 마시며 고생하는데 그 전기로 덕 보며 행복하게 하는 곳은 수도권"이라며 "전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면 보상하는 것이 정의고 공평이며, 그것이 바로 국토 균형발전의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제게 기회를 주면 국토 균형발전, 공공기관 이전, 지방 인프라 투자, 지방이 사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확실히 책임지겠다"며 "지방 투자, 지방 교육기관 지원, 지방에 대한 권한·재정 이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어촌 기본소득과 관련해서는 "전국 농어촌 기본소득을 시행하면 3명이 같이 살면 수십만원이 들어오지 않겠느냐"며 "그러면 일거리도 없는 수도권에서 괜히 생고생하면서 경기도가 만든 먹거리 드림센터에서 음식물 얻어먹으며 살 필요 없다"고 언급했다.

세종시 유세에서는 "3월 10일 당선되면 집무실을 만들어 근무할 곳인데 이렇게 좁아서 되겠느냐"며 세종 집무실 설치 공약 띄우기에도 나섰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방역 전환 및 경제 활성화 대책과 관련해서는 "이재명의 인수위는 코로나19 극복 특위가 될 것"이라며 "3월 10일부터 인수위 안에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서 기존에 국민들이 입은 손실을 다 보전해드리겠다"고 공언했다.
이재명, 중원 유세 "충청의 사위, 사드 대신 보따리 가져왔다"(종합)
이 후보는 청년 정책으로는 이날 오전 발표한 청년기본적금과 청년분양주택 공약을 소개했다.

이 중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90%까지 인정하는 방안과 관련해 "금융 유동성이 문제가 되면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 투기 하려고 건물 사는 사람의 대출을 줄이면 되지 않냐. 왜 조그만 집 한 채를 사겠다는데 그것까지 규제하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하나 발표했더니 '또 포퓰리즘으로 표 얻으려 한다'고 그런다"며 "표 얻는 것도 전혀 목적이 아닌 건 아니지만, 그들(청년)에게도 살 수 있는 희망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충청은 통합의 도시"라며 "같이 살아야 하는데 자꾸 편을 가르고 싸우게 해서 되겠느냐"고 통합정부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좋은 정책이면 박정희·김대중 정책을 왜 가리느냐"며 "국민 내각, 대통합 정부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윤 후보를 겨냥해서는 "자기 이익 위해 가족 비리도 봐주고, 주가 조작하고 부동산 투기하고, 자기가 해놓고 남에게 덮어씌우면 되겠느냐"며 "저 이재명은 평생 남의 것을 탐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보복이 횡행하고, 우리가 가슴을 치며 다시 후회하고 '지못미'를 외치고 집회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고 호소했다.

한편 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이날 이 후보 유세에 앞선 찬조연설에서 "코로나 위기에 필요한 것은 통합의 리더십"이라며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새끼만 잡으면 된다.

'이명박만 잡으면 된다'가 아니라 쥐새끼만 잡으면 된다"라는 원색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