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이승우 "수원 삼성 팬으로서 서울은 꼭 이기고 싶다"
K리그1 미디어데이 달군 선수들의 '말말말'
"감독님 좋지만, 제대 하고파"…분위기 들었다 놓은 김천 정승현
2022시즌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을 닷새 앞두고 각 팀 선수들이 입담으로 먼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K리그1 12개 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2021시즌 K리그2에서 우승을 차지해 1부리그로 승격한 김천 상무가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을 끄는 가운데,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신선함을 불어 넣은 선수 역시 김천의 정승현(28)이었다.

정승현은 "우리 군인들은 일주일 중에 경기장 가는 날이 가장 행복하고 설레는 날"이라며 "경기장에서 우리의 힘과 열정을 다 쏟아부을 것이다.

상무의 K리그1 최고 성적이 4위인데 그 이상의 성적을 노려볼 것"이라고 출사표를 올렸다.

김태완 김천 감독은 "도전자의 입장으로 임하겠다"며 다소 조심스럽게 각오를 밝혔지만, 정승현은 K리그1에서 뒤처질 마음이 없는 듯했다.

"감독님 좋지만, 제대 하고파"…분위기 들었다 놓은 김천 정승현
대구FC의 이근호는 "우리가 지난 시즌 전 구단 승리를 거뒀는데, 올해는 김천까지 꺾겠다"며 김천을 '저격'했다.

그러자 정승현은 "대구에 올 시즌 한 번도 지지 않겠다.

대구를 이기고 싶다"고 받아치며 승리욕을 드러냈다.

김태완호의 주장인 정승현은 행사 내내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여 김태완 감독을 들었다 놓기도 했다.

그는 '감독님과 평생 가기 vs K리그 광고 싹쓸이하기'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밸런스 게임'에서 "감독님과 평생 가면 제대를 못 한다.

그래도 나는 감독님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감독님과 평생 가고 싶은데, 제대는 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다른 감독들도 정승현의 매력에 빠진 듯했다.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K리그 광고 싹쓸이'를 고른 홍정호(전북)의 답변을 듣고는 "선택은 자유다.

그런데 정승현이 좀 센스가 있는 것 같아서 나도 갈아타야 할 것 같다"며 "상무와 선수 트레이드는 못 하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감독님 좋지만, 제대 하고파"…분위기 들었다 놓은 김천 정승현
'K리그 이적생' 이승우(24·수원FC)도 솔직한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이승우는 리그에서 꼭 누르고 싶은 팀을 꼽아달라는 말에 "FC서울을 이기고 싶다"고 했다.

수원이 고향인 그는 "어릴 때부터 '슈퍼매치'를 보면서 커 왔다.

수원(삼성)의 팬으로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봤는데 서울이 이길 때마다 가슴이 아팠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이제 내가 직접 뛰면서 서울을 꼭 이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후 수원 삼성의 박건하 감독은 흐뭇해하며 "우리 팬이라니 데려가고 싶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바쁜 선수는 성남FC의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이었다.

김남일 성남 감독이 장염 증세로 이날 행사에 불참하면서 김영광은 선수와 감독, 1인 2역으로 질문에 답해야 했다.

"감독님 좋지만, 제대 하고파"…분위기 들었다 놓은 김천 정승현
감독들을 대상으로 올 시즌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말에 부담을 느낀 듯 "패스"를 외친 그는 김 감독이 시즌을 앞두고 강조한 온 점에 대해서는 "수비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말씀을 많이 하셨다.

선수들이 새로 영입이 많이 됐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게,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고참들에게 주문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일 강원FC와 시즌 개막전에 임하는 각오로 "지난 시즌에 우리가 강원에 졌는데, 이번 개막전에선 꼭 승리해서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