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운영부담 등 병의원 기피…충북, 지원센터 확정 못해
"준비시간 부족" 지자체 상담센터도 정상운영 시간 걸릴 듯

정부가 10일부터 무증상·경증 재택치료자 관리를 동네병원과 지방자치단체 상담센터에 맡기기로 했으나, 정작 현장은 준비가 덜 돼 정상 운영이 어려워 보인다.

내일부터 재택치료자 셀프관리하는데…현장은 아직 '준비중'
9일 충북도에 따르면 재택치료 관리체계 개편으로 만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 등을 제외한 일반관리군은 동네 병의원이 운영하는 재택관리 지원센터에 전화해 비대면 진료를 받게 된다.

진료 이외의 각종 행정사항은 지자체 상담센터가 맡는다.

그러나 시행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충북도는 지원센터를 맡아 운영할 병원 지정에 애를 먹고 있다.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24시간 지원센터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마다 난색이다.

충북도는 급한대로 기존 재택치료관리 의료기관 19곳 중 3곳을 권역별 지원센터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리체계를 개선한다기 보다는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셈이다.

도 관계자는 "24시간 지원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의료인력을 갖춘 곳이 많지 않은데다 확진자가 하루 1천명 이상 쏟아지니 적극 나서는 곳도 없다"며 "의사협회 등을 통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운영할 상담센터 준비도 녹록지 않다.

정부가 충분한 준비기간 없이 시행시점을 못 박으면서 센터 설치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보건소의 재택치료전용 콜센터 등을 활용해 센터의 구색을 갖추는 중이지만, 정상 운영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도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나오는 청주시는 상당구청 3층 스포츠센터에 상담센터를 꾸렸다.

시는 40명을 투입해 10명씩 3교대로 24시간 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0시 기준 청주의 재택치료자는 2천252명에 이른다.

수요가 몰릴 경우 정상적인 상담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택치료자들은 자칫 방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 박모(43)씨는 "지금도 보건소와 전화 연결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상담센터가 재택치료자 관리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정부를 믿고 셀프치료를 하라는데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도 관계자 역시 "준비기간이 짧아 인력 선발, 장비 설치, 상담매뉴얼 제작, 시민 홍보 등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라며 "초반 사나흘은 상담센터 운영에 혼선이 있을 수 있지만, 차츰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기존의 보건소 콜센터 운영을 병행하면서 재택치료자의 불편이 없도록 상담센터 이용 방법을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