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동은 철거 유력…2단지 남은 3개 동·1단지 4개 동도 점검
'사상 초유' 도심 속 고층 아파트 철거 공법도 주목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현장 실종자 수습이 완료되면서 세간의 이목은 이제 철거, 재시공 여부에 쏠리게 됐다.

붕괴한 201동은 철거가 유력한 가운데 정밀 안전 점검을 거쳐 다른 동으로까지 철거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

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 6번째 매몰자 수습이 끝나면서 붕괴한 건축물 처리를 위한 안전 진단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화정 아이파크는 도로 하나를 놓고 1, 2블록(단지)에 4개 동씩, 전체 847세대 규모다.

8개 동 가운데 붕괴사고가 난 201동은 철거가 불가피해 보인다.

지상 39층 가운데 상층부(23∼38층)가 흘러내리듯 붕괴한 건축물 보수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보수한다 해도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을 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7개 동도 정밀 안전 점검을 거칠 예정이다.

인·허가권자인 서구청, 입주 예정자 협의회, 시공사, 감리단 등이 협의해 전문 기관에 점검을 의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 나오는 2단지 4개 동 또는 8개 동 전체 철거 요구는 안전 점검 결과에 따라 실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별로 4개 동이 지하 주차장으로 서로 연결된 점을 고려하면 201동만 철거하는 과정에서 단지 내 다른 동의 변형, 균열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201동은 비전문가가 봐도 다시 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7개 동은 비전문가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지만, 입주 예정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아파트를 짓도록 누구나 신뢰할만한 전문가에게 점검을 맡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규 HDC 그룹 회장도 지난달 17일 "구조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수(기)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점검 결과에 따라 201동뿐 아니라 전체 단지를 철거한 후 재시공하는 방안까지 포함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었다.

주상복합건물, 상가 등이 주변에 밀집한 도심 속 아파트를 철거하는 사상 초유 상황에 공법을 논의하는 데도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안전, 기술은 물론 법률, 행정, 재산권까지 결부된 문제인 탓에 철거까지는 그야말로 지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정 아이파크는 각 단지가 600세대에 못 미쳐 시장이 아닌 구청장이 허가권자다.

서구는 국토교통부, 광주시 등과 협의해 건축물 처리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건축법에 따르면 허가권자는 건축법 또는 건축법에 따른 명령, 처분에 위반되는 건축물에 대해 허가, 승인을 취소하거나 건축주, 공사 시공자, 현장 관리인 등에게 공사 중지를 명할 수 있다.

일정한 기간을 정해 건축물 해체, 개축, 증축 등 조치도 명령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