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수사 불씨 살리나…곽상도 구속으로 고비 넘긴 검찰
대장동 개발업자들의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출신 곽상도 전 의원이 구속되면서 꺼져가던 '50억 클럽' 의혹 수사도 간신히 불씨를 이어가게 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알선수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았거나 받기로 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중 처음으로 구속 수감됐다.

그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대가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2016년 4월 제20대 총선 즈음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50·구속기소)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챙긴 혐의도 이번 영장 청구 범죄사실에 추가됐다.

곽 전 의원은 4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올 때만 해도 "가능성으로 사람을 구속해도 되느냐"며 검찰이 혐의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고 곽 전 의원 영장을 발부했다.

이른바 '50억 클럽' 관련 수사는 지난해 12월 검찰이 곽 전 의원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이후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특히 혐의 사실이 비교적 뚜렷한 곽 전 의원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검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곽 전 의원이 두 번의 영장 청구 끝에 결국 구속되면서 검찰로서는 체면을 살린 셈이 됐다.

'50억 클럽' 수사 불씨 살리나…곽상도 구속으로 고비 넘긴 검찰
다만 곽 전 의원 구속이 다른 '50억 클럽'으로 거론된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특검) 등의 수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 변호사로 일한 적 있는데, 그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면서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잔여분 1채를 당시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분양받았다.

그는 2009년 대장동 민영개발 업자 이강길 씨의 시행사에 1천억원대 대출을 불법 알선한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가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을 맡은 사실이 드러나 연관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권 전 대법관도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했는데, 퇴임 두 달 전인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할 때 캐스팅보트를 쥔 상태에서 무죄 의견 편에 서서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이미 지난해 11월 두 사람을 불러 조사하고, 박 전 특검의 경우 지난달 초에도 한 차례 재소환해 조사했으나 이후 눈에 보이는 진전은 없는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