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여행을 무료로 갈 기회를 놓친 한 미국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미국의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이 준비한 무료 우주여행의 승객으로 당첨됐으나 몸무게 때문에 포기해야 하자 대신 친구에게 양보했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미 델타항공 계열 지역 항공사 인데버항공의 조종사 카일 힙첸이 지난해 9월 무료 우주여행 기회를 친구에게 돌린 이야기를 전했다.

힙첸은 지난해 2월 스페이스X의 우주여행 승객으로 당첨됐다.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이 미 세인트 주드 아동병원과 어린이 환자를 돕기 위해 2억달러(약 2300억원)의 기금 모금 행사를 기획하면서 진행한 추첨에 당첨된 것. 미국 신용카드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 페이먼트' 창립자인 재러드 아이잭먼은 당시 스페이스X 우주선 네 좌석을 2억달러(약 2344억원)를 내고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승객 중 1명을 추첨으로 선정했다.

당시 세인트 주드 아동병원에 기부금을 내고 추첨 대상자가 된 7만2000여 명의 우주여행 희망자 중 당첨된 주인공은 힙첸이었다.

그러나 힙첸은 스페이스X 측과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몸무게 때문에 곤경에 처한다. 몸무게가 330파운드(약 149.7㎏)로 우주선 승객의 몸무게 제한인 250파운드(약 113.4㎏)를 넘었기 때문이다.

힙첸은 우주선 발사까지 6개월간 몸무게 제한을 지키는 수준인 80파운드(약 36.3㎏)를 감량하는 방안도 고민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힙첸은 "6개월 안에 80파운드 감량 방법을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감량이 가능하긴 하지만 건강에 좋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연을 접한 아이잭먼은 힙첸에게 우주여행 티켓 양도를 허락했다. 힙첸은 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크리스 셈브로스키에게 우주여행 티켓을 양도했다. 이라크전 참전용사인 셈브로스키는 록히드마틴의 데이터 엔지니어다.

힙첸은 지난해 9월 스페이스X 우주여행을 떠나 궤도에서 지구를 볼 수 없었지만 대신 친구 및 가족과 함께 무중력 비행기를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