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뉴스1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일체의 네거티브를 멈추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90분 만에 국회에서 여당 의원이 이른바 '김건희 녹취록'을 재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새빨간 거짓말이 입증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와 유튜브 '서울의소리' 이명수 씨와 통화 녹음을 재생한 뒤 "김 씨가 '한동훈 검사한테 전달하겠다'고 얘기하는데 이는 수사 지휘한 게 아니냐. 한동훈 검사 지금 재직 중인데 법무부에서 지금 확인 못하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했다.

또 김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통화 녹음 관련 보도와 윤 후보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영상도 화면에 띄웠다.

이 후보가 앞서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격화되는 공방에 국민의 걱정이 많은 줄 알고 있다. 민주당이 먼저 내려놓겠다"면서 야당에 네거티브 중단 동참을 요구한 지 약 한 시간 반 만에 벌어진 일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후보와 당의 행동이 각각 다르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지 90분도 네거티브가 재개됐다"며 "이 후보는 그간 '나는 네거티브 안 한다'고 말하며 뒤로는 민주당 의원들을 동원해 왔다. '네거티브'를 안 해왔다면서 새삼 무엇을 중단한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네거티브를 중단하고 민주당을 바꾸겠다는 이 후보의 새빨간 거짓말이다. 선거용 '눈속임'이고 '쇼'라는 게 90분 만에 입증된 것"이라며 "이제 정말 이재명 후보의 진심을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가 없다. '네거티브 중단쇼' 하지 말고 원래 하던 대로, 살던 대로 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