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여름 휴가 기간 어깨에 문신(타투)스티커를 붙이고 서핑을 즐겼다. 그는 "'최애(최고로 사랑하는 연예인·캐릭터)'와 같이 컬러 타투를 하고 싶었는데 직장인이다 보니 문신을 새기기는 꺼려졌다. 대신 문신스티커를 시도했는데 붙이기가 너무 어려워 애먹었다"며 웃음지었다.
A씨처럼 MZ(밀레니얼+Z)세대에게 타투는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됐다. 다만 피부에 새겨 쉽게 지울 수 없고, 국내에선 법적으로 의사가 시술해야 합법이라는 걸림돌도 있다. 이 같은 고민이 있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타투 프린터' 제품이 나와 눈길을 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미니 타투 프린터를 개발해 올해 4분기 북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내년 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초부터 사내에서 '프린트리'(가제)란 프로젝트명으로 폭 10cm 이하의 미니 타투 프린터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사진=LG생활건강
타투 프린터는 자체 색조연구소가 개발한 피부 화장용 비건 잉크를 사용한다. 피부와 기기의 노즐 간격을 최소화해 정교한 도안까지 인쇄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귀띔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피부 표면을 보다 섬세하게 감지하는 옵티컬 센서를 적용해 실제 타투의 감성을 담아낼 것"이라며 "도안 크기가 큰 타투도 연결해 인쇄하는 방식으로 피부에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의 유통망을 통해 4분기 중 프린트리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MZ(밀레니얼+Z) 세대 공략을 위해 일상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패션·뷰티 아이템으로 기획했다.

타투 프린트용 화장품도 함께 선보이기로 했다. 타투를 인쇄하기 전 피부에 바르는 프라이머와 타투를 지우는 클렌저 등 자체 개발한 화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기 표현이 자유로운 MZ 세대를 겨냥해 LG생활건강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화장품 노하우와 기술력을 접목시켜 미니 타투 프린터를 개발했다"면서 "프린트리의 활용 가능 범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프링커코리아 인스타그램
사진=프링커코리아 인스타그램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역시 타투용 소형 프린터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맨' 출신 이종인 대표가 세운 프링커코리아는 타투를 프린터하는 '프링커'를 판매하고 있다. 이달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 참가해 CES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이다.

이처럼 타투 프린터기에 주목한 것은 패션 타투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타투는 대법원이 의료 행위로 규정한 후 법적으로는 의사만 시술할 수 있다. 그러나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타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관련 수요가 크게 늘었다. 국내 타투 시장 규모는 반영구 화장을 제외하면 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눈썹, 아이라인 등 반영구 화장을 합치면 1조2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