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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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가 외국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제너럴모터스(GM) 등 현지 기업들을 제치고 미국 시장 1위에 올랐다.

CNBC는 도요타가 2021년 미국 시장에서 232만2000대의 신차를 판매해 221만8000대에 그친 GM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5일 보도했다. 1957년 미국에 진출한 지 64년만이다.

GM은 1931년 포드를 제치고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에 오른 지 89년 만에 안방 1위 자리를 내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도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도요타의 판단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GM의 미국시장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2.9% 감소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여러 차례 공장 가동을 중단한 탓이다.

반면 도요타의 판매량은 10% 늘었다. 반도체를 미리 확보해 둔 데다 작년 9월부터 남부 앨라배마주의 새 공장을 가동해 생산능력을 149만대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GM이 생산대수를 확보하는 대신 1대당 판매이익이 큰 대형차 생산에 주력한 것도 판매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미국 언론들은 설명했다.

미국시장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이날 도쿄증시에서 도요타 주가는 전날보다 2.57%오른 2292엔(약 2만3646원)에 거래됐다. 작년 11월17일 주식을 5대1로 분할해 재상장한 이후 최고치다.
도요타가 2년 연속 미국시장 1위를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올해 미국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할 전망인 반면 도요타는 전기차 생산에 소극적인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이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올해 미국시장 판매량 가운데 75%가 가솔린 차량이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58만대로 2020년보다 73% 증가했지만 90%가 하이브리드차였다. 미국 정부는 2035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친환경차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친환경차로 인정하는 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PHV)와 연료전지차(FCV)의 판매량은 각각 5만8000대와 2600대로 전체의 2.3%와 0.1%에 불과했다. 2020년 2%였던 미국 시장의 전기차와 PHV 비율은 2023년 7%, 2026년 1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도요타 생산공장 5개 가운데 전기차 생산설비를 갖춘 곳은 한 곳도 없다.

반면 GM은 앞서 2030년까지 북미와 중국에 있는 완성차 공장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