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지난달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주식 비중이 최근 5년 평균 대비 높고, 채권과 부동산 비중은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3개월 동안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을 줄이고 대체자산 비중을 확대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정보업체인 레피니티브는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펀드매니저, 최고투자책임자(CIO) 35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자산배분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레피니티브는 매달 기관투자가 포트폴리오 내 자산별 편입 비중, 지역별 투자 비중 등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50.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로 채권(39.0%), 대체자산(5.8%), 현금(3.7%), 부동산(1.3%)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주식 비중은 최근 5년 평균 대비 높은 상태”라며 “현금과 채권 등은 평균 대비 비중이 낮은 편”이라고 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캐나다, 영국, 아시아(일본 제외) 등의 주식 편입 비중이 과거 5년 평균 대비 높았다. 반면 유로존, 신흥유럽, 라틴아메리카 등의 주식 편입 비중은 5년 평균 대비 낮았다. 채권 포트폴리오 중에서는 영국, 신흥유럽, 일본, 미국·캐나다 지역의 채권을 과거 평균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DB금융투자는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자산 비중 변화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자산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대체로 해당 자산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6개월 정도의 투자 시계를 가진 투자자가 활용하기에 유용하다는 조언이다. 자산 비중이 바뀌고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수익률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최근 3개월간 글로벌 기관투자가 포트폴리오에서 주식(-0.01%포인트)과 채권(-0.02%포인트) 비중은 소폭 감소했다. 설 연구원은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식과 채권 비중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체자산 비중은 같은 기간 0.23%포인트 증가했다. 대체자산은 지난 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편입 비중이 늘어났다. 남도현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장은 “내년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주식과 채권의 변동성이 모두 커질 전망”이라며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REITs), 미국 달러 자산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