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잠실大戰' 한화가 이겼다
한화그룹이 한국무역협회를 제치고 2조원 규모의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공간 조성 사업(조감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화는 역세권 등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잠실 일대를 독보적인 디자인과 미래 기술을 접목한 첨단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10일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서울 스마트 마이스 파크’(가칭)를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한화그룹과 HDC그룹, 하나금융투자, 신한은행, 킨텍스, 미국 파퓰러스, 영국 베노이, 넥슨, 호텔신라, 갤러리아, 아이파크몰 등이 참여했다. 한화그룹이 전체 지분의 39%, HDC그룹이 20%를 출자했다.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35만7576㎡ 부지를 2029년까지 전시·컨벤션시설(12만㎡), 야구장(3만5000석), 스포츠 다목적시설(1만1000석)과 호텔(900실), 문화·상업시설, 업무시설 등 종합 마이스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6년 사업 제안 기준 총사업비는 2조1672억원이다. 복합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투자사업이다. 시행자가 사업비를 전액 부담하고, 40년간 운영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한다.

한화그룹은 사업 제안 당시 민간의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해 독보적인 디자인과 미래 기술을 접목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시설물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 자율주행 셔틀 및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을 잠실에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마이스·아레나 분야 세계 1위 설계회사인 파퓰러스와도 손을 잡았다. 파퓰러스는 미국 양키 스타디움·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등을 설계한 설계·컨설팅 회사다. 한화 관계자는 “건축물들의 화려한 외관과 창의적인 디자인을 내세운 제안서가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한화그룹은 내년 1월부터 협상에 들어가 2023년 상반기께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착공은 2023년 하반기에 이뤄질 예정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