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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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변호했던 조카의 살인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가 이 후보의 발언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2006년 이 후보 조카로부터 자신의 배우자와 딸이 살해당하는 참극을 겪어야 했던 A 씨는 이날 이 후보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사건 당시 A 씨 또한 5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은 바 있다.

A 씨는 소장에서 이 후보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카의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손해배상 청구 사유를 밝혔다.

이 후보의 조카 김 모 씨는 2006년 5월 8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A씨의 자택에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A씨 배우자와 딸을 살해했다.

김 씨는 사귀던 여자친구가 헤어지길 요구하자 흉기와 포장용 투명테이프 5개를 사서 찾아간 후 무참해 살해했다.

이 후보는 당시 조카인 김 씨의 형사재판 1·2심 변호인을 맡아 그가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1·2심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취하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 후보는 살인범인 조카를 변호한 일이 논란이 되자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 역풍을 맞았다.

잔인한 수법으로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흉악 범죄를 연인 간 갈등에 의한 범죄 정도로 축소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장을 맡은 김진태 전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해 "마치 데이트 도중 우발적인 폭력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사건은 연쇄살인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데이트폭력' 표현이 다시금 비판의 대상이 되자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면서 "흉악범죄로 인한 고통의 크기가 헤아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신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