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도 집값이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강력한 대출규제와 금리상승 등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많은 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대한 고민이 깊다. 연말연시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면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집값 상승으로 인해 매수 가격이 부담스러운 실수요자라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이 아파트 청약이다. 당장 이달 인천과 경기에서 2만3000여 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수요가 몰리는 서울 공급은 사실상 올스톱인 가운데 인천 7800가구, 경기 1만6000가구가 분양을 계획 중이다. 내년부터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고 대통령선거 이전 분양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건설사들이 연내 분양에 속도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약에서 뜨거운 맛을 봤다면 사전청약으로 눈을 돌려보자. 사전청약도 경쟁이 치열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양주회천지구 특별공급은 공급 물량보다 지원자가 적어 미달을 기록하기도 했다. 과천 주암지구 신혼희망타운도 마찬가지다. 접근 전략을 달리하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본청약 전까지 최소 2~3년 이상 선택의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내 집 마련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민간분양 물량을 대상으로 한 사전청약도 시작된다. 오산세교2, 평택고덕, 부산 장안지구 등에서 2500가구가 첫 번째 물량이다. 2022년 계획된 민간분양 사전청약 물량도 3만8000가구다. 민간 아파트인 까닭에 수요자가 선호하는 중대형 면적대까지 포함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추정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3억~4억원대다. 1차 공급물량 가운데는 27%가 추첨제로 공급되기 때문에 가점이 낮은 2030세대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청약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민간임대주택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민간에서 건설한 뒤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8~10년 동안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다. 거주하는 기간 동안 무주택 자격이 유지되고 향후 분양전환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청약 조건도 까다롭지 않아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고, 만 19세 이상의 세대주라면 다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다. 모든 당첨자를 추첨제로 선정한다.

민간임대주택에 청약할 땐 딱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 수분양자에게 우선분양자격이 주어지는지 여부다. 둘째, 확정분양가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셋째, 전매 가능 여부다.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임차권 전매를 염두에 둔 투자까지 고려해 볼 수 있다. 최근 분양한 수도권 민간임대주택에 수억원의 웃돈이 붙은 이유기도 하다.

만만치 않은 경쟁률에 청약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비조정대상지역을 노려볼 수도 있다. 남양주 일부와 광주 일부, 용인 일부, 이천, 여주, 양평 등 수도권에도 비조정대상지역이 꽤 있다. 최근엔 이들 지역에 대형 건설사 아파트의 공급이 줄을 잇고 있기도 하다. 규제지역과 비교하면 청약 1순위 조건이나 대출 여건이 까다롭지 않다. 내 집 마련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미래가치가 있는 비조정지역을 매수하는 게 방법이다. 다만 입지와 상품가치를 철저히 분석하고 지역 안에서도 가장 선호되는 곳, 실사용 가치가 좋아 전세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임대차시장의 불안 속에서 내 집을 마련한다는 건 주거를 뛰어넘는 든든함을 만드는 일이다. 내 집 마련이 인생에서 풀어야 할 큰 숙제라면 빨리 해결하는 게 낫다. 감은 흔들어서 떨어뜨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