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운노조 조합원 6명은 지난 1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운노조 내부 비리를 알린 조합원들이 노조로부터 해고 등 중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조의 징계는 부당하며 관계 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항운노조의 일부 조합원은 노조가 조합원의 국민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를 100억원 이상 덜 납부했다고 앞서 고발했다. 내부 고발자들은 특히 노조가 덜 납부한 돈 중 일부로 기금을 만들어 노조 지도부의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항운노조는 클로즈드숍 제도에 따라 노조가 조합원의 사용자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경제신문에 보도됐다.

▶본지 9월 22일자 A1, 3면 참조

기자회견을 연 조합원에 따르면 노조와 화주가 조성한 산재보험기금을 관리하던 직원 A씨는 지난 10월 12일 해고됐다. 통보서에는 “검찰 제보자들 탓에 기금 지출이 어려워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적혀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B씨는 “나도 조합원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위 출석 통보를 받았다”며 “노조 간부들은 A씨의 배후에 내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C씨는 검찰수사관의 요청에 따라 화주들로부터 서면 진술서를 받으려다 발각돼 조합원 권리가 무기한 정지됐다고 전했다. C씨는 “지난달 8일 다른 노조원들이 들이닥쳐 연행하듯 끌려갔다”며 “전화기 사용도 막고 화장실까지 따라오는 등 8시간 넘게 감금됐다”고 했다. C씨는 이때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검찰의 요청도 없는데 C씨가 거짓말한 것”이라고 몰아세웠지만, C씨는 수사관과의 통화녹음 파일을 갖고 있다고 했다. 노조 집행부 관계자는 “B씨가 고발자인지 알지 못했고, C씨는 뚜렷한 반(反)조합 행위를 했다”고 했다.

고발 조합원들은 “노조가 조합원들의 실소득액이 노출될 경우 사회보험료 기금 유용이 드러날까 봐 재난지원금도 못 받게 했고, 부산항만공사 간부도 노조와 결탁해 부당 취업을 알선했다”며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