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재 구하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인난이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인재 확보 방법이 밖에서 수혈하기만 있는 건 아니다. 기업 내부에서 양성할 수도 있다. 기업 내부 직원은 해당 산업의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다. AI 역량만 더해지면 외부 영입 인력보다 훨씬 강력한 ‘AI 인재’가 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찌감치 이런 생각을 하고 지난해 6월 ‘AI 역량 인증제’를 도입했다. ‘AI 베이스캠프 아카데미(ABC 아카데미)’라는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원하는 직원 모두에게 AI 교육을 제공한다. 빅데이터 분석 방법, AI 알고리즘 설계 방법 등을 가르쳐준다.

이어 직원의 AI 역량을 평가해 등급을 1부터 4까지 매기는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등급이 없거나 낮다고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높은 등급을 받은 사람에게는 격려금을 주고 인사 가점도 부여한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AI 역량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년에 한 번 대표이사 주관으로 AI 경진대회도 연다. 역시 입상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준다.

임직원 누구나 AI 기술을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클라우드 기반 ‘AI 개발 플랫폼’도 구축했다. “현재 AI를 적용하고 있는 분야지만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싶다”, “AI가 도입되지 않은 분야에 새로 AI를 적용해보고 싶다” 등의 생각이 들면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해볼 수 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공정 전반의 AI 관련 정보와 각 부서의 AI 수행 과제를 ‘AI 포털’이란 곳에 모아 AI 정보·지식을 원활하게 공유할 수 있게 했다.

김재완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AI 역량 인증제나 AI 개발 플랫폼은 삼성디스플레이의 AI 혁신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AI 역량은 결국 직원의 AI 능력이 결정하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며 “AI 기술 고도화는 물론 임직원 전반의 AI 역량 향상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진정한 AI 중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