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셀트리온의 회계기준 위반에 대한 감리절차를 재개했다. 셀트리온을 비롯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등의 주가는 급락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올린 셀트리온 3사에 대한 감리 조치안의 심의를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금감원은 2018년 하반기부터 셀트리온의 계열사 간 거래와 재고자산 인식 등의 회계처리가 적정한지를 조사해왔다. 지난해 중간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으나 후속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날 셀트리온은 전일 대비 1만3500원(6%) 내린 21만1500원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58% 하락한 8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제약도 5.9% 떨어진 12만1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해 39만원대까지 올랐으나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의 유럽 승인이 미뤄지는 등 실적이 부진한 탓에 꾸준히 하락했다. 이달 유럽에서 렉키로나가 품목허가를 받은 뒤 주가 회복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이날 회계감리 절차 재개 소식에 다시 내리막을 나타냈다.

금융당국은 셀트리온이 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팔고, 이를 다시 해외 소매상, 의료기관 등에 판매하는 일련의 거래 과정에서 적정하게 회계처리가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누적 재고자산 인식 문제, 거래 가격의 적정성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금감원은 회계 감리 과정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재고 손실을 축소해 반영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산하 감리위원회가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리면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조치안이 확정된다.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 내릴 경우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