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지온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200억원을 조달한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쥴비고(성분명 유데나필)를 조기 상업화하겠다는 목표다.

12일 메지온에 따르면 회사는 타이거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들에 200억원의 하이브리드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했다. 만기가 30년이고, 사채권자 등에게 사전 통지를 통해 만기를 30년씩 계속 연장할 수 있는 영구채다. 여기에 투자자의 조기상환권도 없어, 이번 200억원은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편입된다는 설명이다.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건이 많은 영구채는 통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대기업들이 발행한다. 영구채의 장점은 시중 금리보다 높은 이자이기 때문에 이자 미지급 가능성이 낮은 기업들이 발행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부침이 큰 바이오 기업의 영구채 발행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그러나 메지온이 이번에 발행하는 하이브리드 CB는 표면 및 만기 이자가 없다.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없고 만기가 영구히 연장될 수 있음에도 200억원을 모았다. 이는 CB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번 CB의 납입일은 오는 16일이고, 1년 뒤인 내년 11월17일부터 보통주 전환청구가 가능하다. 보통주 전환으로 투자금 회수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메지온은 이번 자금을 폰탄수술 후 운동능력 향상 치료제인 '쥴비고'의 미국 상업화와 간질환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시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메지온 관계자는 "높아질 수 있는 부채비율 등을 감안해 영구채 형태로 자금을 조달했다"며 "내외부 자금을 사용해 쥴비고의 조기 상업화를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쥴비고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허가를 심사 중이다. 내년 3월26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메지온 관계자는 "미국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진행해 매출반영 예상 시점을 기존 내년 8월에서 앞당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