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천안함, 대잠능력 강화 최신 호위함 부활…"영웅들 기억"(종합)

울산 현대중공업서 진수…2023년 해군에 인도 뒤 NLL 수호 실전배치
최원일 전 함장, 진수식 불참하고 평택 옛 천안함 찾아

2010년 피격돼 침몰한 천안함이 대잠수함 능력을 갖춘 최신형 호위함으로 부활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에 나선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9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신형 호위함 7번함인 '천안함'의 진수식을 열었다.

대구급 호위함(2천800t급)인 천안함은 길이 122ｍ, 폭 14ｍ, 높이 35ｍ 크기로, 무장으로는 5인치 함포, 함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근접방어무기체계(Phalanx) 등을 갖췄다.

과거 천안함(PCC-772)에 비해 대잠수함 작전 능력을 크게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함정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 가운데 잠수함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와 원거리에서도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예인선배열음탐기(TASS) 등 원래 천안함에 없던 무기와 장비를 갖췄다.

또 해상작전헬기 1대를 운용할 수 있고 엔진으로 가스터빈과 추진전동기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채택해 수중으로 퍼져나가는 소음을 줄였다.

해군이 운용 중인 1천500t급 호위함과 1천t급 초계함을 대체하는 천안함은 시운전 평가를 거쳐 2023년 해군에 공식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친 뒤 2함대의 주력 함정으로 NLL 수호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진수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손정목 천안함재단 이사장,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을 포함한 과거 천안함 전사자 유족 등이 참석했다.

천안함 희생자인 고(故) 김태석 원사의 딸인 김해나 씨도 참석했다.

군장학생에 선발된 김씨는 부친의 뒤를 이어 해군에서 장교로 복무할 예정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축사에서 "천안함을 부활시켜 영웅들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국가의 약속이 지켜졌다"면서 "오늘 진수한 천안함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세계평화에도 기여해 대한민국의 이름을 더욱 빛내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최원일 전 천암함장(예비역 대령)을 포함한 생존장병 58명은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잠수함 충돌설'을 다룬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린 데 반발해 불참했다.

최 전 함장은 울산의 새 천안함 진수식에 가는 대신 평택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침몰 천안함을 찾아 묵념했다.

최 전 함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오늘 천안함이 새로이 부활하는 날, 생전 늘 함께 했던 행정장 고(故) 민평기 상사의 형과 평택 나의 천안함에 왔다"면서 "보고싶다 전우들, 내 맘은 여전히 그들과 이 배를 타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천안함이라는 이름은 지난 3월 함명제정위원회를 거쳐 결정됐다.

'천안'이라는 지명은 과거 우리 해군 함정에 두 차례 사용됐는데, 첫 번째는 1946년 미국에서 인수해 취역시킨 상륙정 '천안정'(LCI-101)으로 1953년에 퇴역했다.

두 번째가 1988년 취역했다가 2010년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으로, 현재 해군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