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출연금 증액도 지적…"TBS 삭감과 대조"
서울시의회, '블랙리스트 의혹' 안호상에 집중 포화(종합)
8일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의 과거 문화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시의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 당시 안호상 사장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집중 거론하며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김춘례 의원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사장이 왔다는 것은 과연 오세훈 시장이 시민을 사랑하고, (세종문화회관의) 정상화를 바라는지 의심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원재 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제도개선위원장은 "많은 피해자가 고통스러워하는데 본인은 단 한번도 공개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진실게임을 하지 말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안호상 사장은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거듭 부인하면서도 "같은 시대 아픔을 같이하고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피해 예술단체들은 9월 28일 안호상 사장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 철회하라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지난달 1일 임명된 안호상 사장은 오 시장의 과거 재임 시절인 2007∼2011년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2∼2017년에는 국립중앙극장장을 각각 지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가 같은 투자 출연기관인 TBS(교통방송) 출연금은 대폭 삭감하고 세종문화회관 출연금을 증액한 점도 문제 삼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 출연금은 올해 345억원에서 내년 399억원으로 54억 증액됐다.

반면 TBS 출연금은 375억원에서 252억원으로 123억원 삭감됐다.

최영주 의원은 "TBS는 삭감됐는데도 세종문화회관은 안호상 사장과 연관됐다고 해서 증액 편성이 됐다"며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세종홀 임대사업자를 못 찾아 (서울시) 문화본부에서 24억을 들여 라운지로 재조성하기로 한 것도 혈세 낭비"라고 "세종문화회관도 어느 정도 자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회, '블랙리스트 의혹' 안호상에 집중 포화(종합)
안 사장은 "광화문광장 공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연간 70억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공유재산법 변경을 서울시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감사에서는 강규형 서울시립교향악단 신임 이사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들도 성토 대상이 됐다.

민주당 경만선 의원은 "시향 이사장은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강기봉'이라는 가명으로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찬양하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전과범으로 몰아세운다"며 "이렇게 대놓고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황규복 위원장(민주당)도 "시향이 한쪽에 치우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동조했다.

손은경 시향 대표는 "이사장의 개인적인 성향은 모르겠다"면서도 "의회에서 지적한 내용은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