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언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대표가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의 사무실에서 회사의 메타버스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제공
김동언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대표가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의 사무실에서 회사의 메타버스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제공
로지, 루시, 김래아 등 사람과 쏙 닮은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의 인기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가상 인간들은 사람과의 실시간 소통이 어렵고 활동 영역이 광고 모델 정도에 한정된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런 상황에서 메타버스 기업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 인간 제작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동언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대표는 “가상 인간의 활동 영역을 광고를 넘어 영화·드라마 등 미디어 산업 전반으로 넓히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축적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말부터 본격적으로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국내 대표 VFX(시각특수효과) 기업 모팩을 자회사로 둔 메타버스 기업이다. 그간 VFX는 주로 영화에서 많이 쓰였지만 현실처럼 생생한 3D(3차원) 콘텐츠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와의 연관성이 크다. 자이언스스텝, 덱스터스튜디오 등 VFX 기업들이 최근 메타버스 기업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지난달 가상 인간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동양인, 흑인, 백인 등 다인종 가상 인간 3명의 이미지를 공개하면서다. 김 대표는 “우리의 버추얼 휴먼은 기존 가상 인간과 달리 실시간 상호작용까지 가능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가상인간 가운데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은 수아, 한유아 정도뿐이다. 이 캐릭터들도 실시간 소통 활동을 본격화하진 못했다. 김 대표는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3D 캐릭터 제작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영상합성 등 기술도 갖췄다”며 “실시간 상호작용 가상 인간 제작이 가능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까지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한 뒤 광고 모델은 물론 영화·드라마에서 연기까지 하는 가상 인간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가상 인간이 배우 역할을 하려면 다른 배우들과 소통·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실시간 상호작용 기능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다양한 인종의 가상인간을 만든 것에 대해선 “세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올 6월 연면적 1만1265㎡(약 3400평) 규모의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 시설은 영화, 광고, 확장현실(XR) 등의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김 대표는 "올 9월 홈쇼핑업체 쇼핑엔티의 가상 패션 쇼가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제작됐다"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의 제작비 200억원 규모 신작 영화도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회사는 내년 버추얼 스튜디오를 지금의 약 8배 규모로 증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가상 인간 제작 기술과 버추얼 스튜디오 인프라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산업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