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 "LG와 버거웠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
7년 연속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두산 베어스가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누르고 플레이오프(PO)에 올랐다.

두산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PO(3전 2승제) 3차전에서 10-3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5-1로 승리하고, 2차전에서 3-9로 패했지만, 3차전을 잡으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PO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이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 삼성 라이온즈가 기다리는 대구로 향한다.

김태형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한 경기였다.

2회말부터 팀의 두 번째 투수로 투입된 '필승조' 이영하가 4이닝 2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초반부터 '필승조'로 이닝을 길게 끌고 가려고 했는데, (이)영하가 잘 던져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하가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다.

그게 주효했다"고 경기의 승부처를 짚었다.

선발투수 김민규는 1이닝 1실점한 뒤 2회말부터 이영하에게 배턴을 넘겼다.

김 감독은 "김민규의 공은 좋았는데 버거워 보이더라"며 "강약 조절하는 게 아니라 힘이 들어가서 1회부터 이영하가 몸을 풀었다.

2회 주자 나가면 영하를 넣을까 생각했는데, 그러면 또 몸을 풀어야 하니까 2회 시작부터 바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 "LG와 버거웠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투타에서 모두 열세였으나 3위 LG와의 전력 차이를 '가을야구' 관록으로 극복했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야수들, 투수들 모두 자기 역할 잘해주고 있다"며 "주장 김재환을 비롯해서 모든 선수가 즐기자고 뭉쳐서 얘기하는 것 같다.

그런 좋은 분위기 덕분에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또 한고비를 넘었지만 고민은 다시 시작된다.

아리엘 미란다가 여전히 PO 등판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발 로테이션 구성이 쉽지 않다.

김 감독은 "지금 선발 자원을 2군에서 누굴 올릴까 고민 중"이라며 "생각 중인데, 결국 이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하 같은 경우에는 PO 1차전 등판은 힘들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 잘 던져주면 승부가 되는 것이고 맞으면 우리가 지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중간 투수를 선발로 돌릴 수도 있고 일단 상황을 봐야 한다.

곽빈도 허리 근육통이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도 이 정도로 선수들이 잘해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사실 LG와 버거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맞붙은) 키움은 우리가 유리하게 갔지만, LG와는 버거웠다.

좋은 경기 하자, 즐겁게 하자고 했다.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