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3차전 데일리 MVP 선정
두산 승부수 적중…이영하, 4이닝 무실점 투혼으로 화답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대구로 향한다.

'필승조' 이영하를 2회에 조기 투입한 김태형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두산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 3차전에서 LG 트윈스를 10-3으로 제압하고 PO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김 감독의 결단이 빛났다.

김 감독은 '지면 끝'인 이날 승부에서 LG 사령탑보다 먼저 움직였다.

1회초 첫 공격에서 선제점을 뽑은 두산은 1회말 선발 김민규의 난조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2사 만루에서 김민성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대량 실점을 막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경기 전 "초반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김 감독은 김민규로는 더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 듯 2회말 시작과 함께 '필승조'인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2차전 결장으로 이틀 휴식을 취한 이영하를 조기에 투입해 초반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이영하는 눈부신 호투로 김 감독의 구상에 화답했다.

이영하는 2회말 2사에서 1루수 실책과 볼넷으로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다.

3회말에도 2루타와 볼넷으로 1, 2루 위기를 맞았으나 문성주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실점을 막았다.

두산 승부수 적중…이영하, 4이닝 무실점 투혼으로 화답
4회말 역시 실점 없이 넘긴 이영하는 팀이 10-1로 달아난 5회말에도 마운드에 섰다.

선두타자 채은성을 볼넷으로 내줬으나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고 4이닝을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반면 LG는 3회초 선발 임찬규가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주도권을 내줬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두산의 빠른 선발투수 교체와 대비됐다.

페르난데스는 정규시즌에서 임찬규를 상대로 6타수 3안타로 강했고, 앞선 타석에서 2루타를 쳤다.

하지만 LG 벤치는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마운드 방문을 한차례 했을 뿐, 교체 없이 대결에 나섰고, 상대에 분위기를 내주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초반 기선 싸움에서 승리한 두산은 4회초 1점을 추가한 데 이어 5회초 대거 6점을 뽑아내고 승부를 갈랐다.

이영하는 정규시즌 마지막 일주일 동안 6경기에 등판해 9⅔이닝을 책임지면서 124구를 던졌다.

'가을야구'에서도 쉴 틈이 없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⅓이닝을 던진 이영하는 2차전에서도 1⅓이닝을 책임졌다.

준PO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영하는 1차전에서 1⅔이닝, 3차전에선 4이닝을 던졌다.

지칠 법도 하건만, 이영하는 정규시즌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매 경기 이를 악물고 던진다.

이영하의 투혼과 헌신이 두산이 외국인 '원투펀치'인 아리엘 미란다, 워커 로켓의 부재 속에서도 PO에 오르는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이영하는 상금 100만원을 챙겼다.

두산 승부수 적중…이영하, 4이닝 무실점 투혼으로 화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