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석 KT 네트워크 혁신 TF장과 임원진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west사옥 대회의실에서 인터넷 장애 관련 ‘재발방지대책 및 보상안’ 발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서창석 KT 네트워크 혁신 TF장과 임원진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west사옥 대회의실에서 인터넷 장애 관련 ‘재발방지대책 및 보상안’ 발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KT가 지난달 25일 발생한 전국적 유·무선 인터넷 통신망 장애에 대해 약관과 상관 없이 장애 시간에 대한 서비스 요금의 10배를 보상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KT가 밝힌 보상액을 1인당 평균 금액으로 계산하면 개인 무선 가입자는 5만원 요금제 기준 1000원, 소상공인은 최대 8000원 정도다.

KT는 먹통 사태로 서비스가 안 됐던 시간에 대한 사용 요금의 10배를 다음달 이용 요금분에서 일괄 감면하기로 했다.

KT는 1일 서울 광화문사옥에서 설명회를 열고 무선·인터넷·IP형전화·기업상품에 대해 이 같이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선 서비스에는 태블릿PC·스마트워치 등 추가 단말 서비스도 보상 대상에 포함된다.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과 재판매 인터넷 고객도 해당된다.

이번 통신망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인터넷과 IP형 전화를 이용한 소상공인에게는 해당 서비스 요금의 10일분 기준으로 보상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은 해당 서비스를 사업자등록번호로 가입한 고객이나 부가세 신고 등 KT에서 개인사업자로 관리하고 있는 회선 고객이 해당된다.

KT는 개별 문의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 보상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 접수 절차 없이 12월 청구되는 11월 이용 요금분에서 요금액을 일괄 감면한다.

KT는 이번 유·무선 인터넷 먹통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에 대해 약 3500만 회선으로 파악했다. 소상공인은 약 400만 정도로 보고 있다. 피해 보상 규모에 대해선 350억~4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인터넷·전화·무선 가입한 회선기준으로 보상하기 때문에 중복되는 보상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현진 KT 네트워크혁신TF(태스크포스) 전무는 이날 설명회에서 "소상공인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요금제는 보통 2만5000원 전후의 상품"이라며 "10일치를 계산해보면 평균 7000~8000원이 보상 평균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고객의 피해 보상액에 대해서는 "개인은 15시간(통신 장애 시간의 10배)으로 계산하면 하루가 조금 안 되므로 무선 납부 금액이 월 5만원 수준이라면 1000원 조금 넘는 금액이 감면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 지원금에 상응하게 요금을 할인받은 선택약정 25%의 경우에는 할인 전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통신료에서 일괄적으로 감면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 "통신 장애가 최장 89분 발생함에 따라 개별 고객의 불편 유형과 정도 등이 다양할 수밖에 없고 객관적 확인도 사실상 어려워 신속하게 보상해드리고자 일괄 보상하게 됨을 다시 한 번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KT는 보상책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 센터를 이번주 중 열어 2주간 운영한다. 지원센터는 별도 구축 예정인 전용 홈페이지와 전담 콜센터로 병행 구성한다.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보상 기준 및 대상 확인을 안내하고, 보상 기준에 따른 금액 확인도 가능하도록 추가 보완할 방침이다.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 KT혜화타워(혜화전화국) 앞에서 지난 25일 발생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취재진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 KT혜화타워(혜화전화국) 앞에서 지난 25일 발생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취재진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KT "기본 원칙 준수하겠다" 재발방지책 내놔

KT는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놨다. 기본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이번 먹통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 차단 기능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KT는 전국 각 지역에서 새로운 라우팅을 적용하기 직전 최종적으로 테스트한 이후 실제 망에 적용하는 것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현재 모든 센터망과 중계망 및 일부 엣지망에 적용 중인 라우팅 오류 확산방지 기능(정보전달 개수 제한)을 모든 엣지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엣지망에서 발생한 라우팅 오류가 전국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사전 차단할 수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유선과 무선 인터넷 장애가 동시에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형태의 백업망을 구성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KT는 작업관리와 관련해서는 기본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현장작업 자동통제 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으로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구현모 KT 대표는 "KT를 믿어주신 여러분들께 불편을 드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신속히 재발방지대책을 적용해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오전 11시20분부터 89분간 전국적으로 발생한 KT 유무선 통신망 장애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최신 설비를 교체하던 중 라우팅 오류가 났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작업 원칙을 어기고 대낮에 장비를 교체하는 등 KT의 총체적 관리 부실도 드러나 비판 받았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