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26일 타계한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외교 성과와 범죄와의 전쟁 등에 대한 공을 높이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이 12·12 군사 쿠데타를 주도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점은 과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 “노 전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의 주역이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에 가담한 역사의 죄인”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임기간 북방정책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중국 수교 수립 등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SNS에 “우리 현대사에 빛과 그늘을 함께 남겼다”며 “고인 자녀가 5·18 영령께 여러 차례 사과하고 참배한 것은 평가받을 일”이라고 썼다.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통해 “재임 당시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 북방외교 등의 성과를 거뒀다”며 “12·12 군사 쿠데타로 군사정권을 탄생시킨 점, 5·18 광주민주화운동 민간인 학살 개입 등의 과오는 어떤 이유로도 덮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재임 중 북방 정책이라든가, 냉전이 끝나갈 무렵에 우리나라 외교의 지평을 연 건 의미 있는 성과였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보수 진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던 북방정책은 충격적인 대북 정책이었고 범죄와의 전쟁은 조직폭력배를 척결하고 사회 병폐를 일소한 쾌거였다”고 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질 예정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 후보, 윤 전 총장, 홍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은 27일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