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수용 '궤도초' 계획 발표…우주정거장 건설 경쟁 가열
블루 오리진, 우주관광객으론 성에 안 차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노후화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 또는 보완하는 민간 우주정거장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우주 분야의 민간 경쟁은 우주정거장으로 화물과 인력을 실어나르는 '택시 서비스'를 넘어 우주정거장 건설과 운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블루 오리진은 25일 우주기업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와 합작 벤처회사를 설립해 2020년대 후반께 최대 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민간 우주정거장 '궤도초(礁)'(Orbital Reef)를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합작 벤처사는 보잉사와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궤도초는 340~432㎞ 궤도를 도는 ISS보다 더 높은 약 500㎞ 상공의 궤도를 돌며 극미중력 상태에서의 연구와 생산에 복합적으로 활용되는 비즈니스 단지로 이용될 계획이다.

공간은 830㎥로 ISS보다는 약간 더 작지만 10명이 생활할 수 있게 설계될 예정이다.

블루 오리진 선행개발프로그램(ADP) 부사장 브렌트 셔우드는 "지난 60년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우주 기관이 궤도 우주 비행과 우주 거주 기술을 발전시켜 민간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면서 "우리는 우주비행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고 비용을 낮추며 이를 일상화하는데 필요한 모든 서비스와 편의시설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블루 오리진의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은 NASA가 노후화한 ISS를 대체할 방안을 모색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블루 오리진, 우주관광객으론 성에 안 차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ISS는 지난 2011년 완공됐지만 첫 모듈이 발사된 이후 20년 이상 흘러 고장이 잦아지는 등 노후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이를 2030년까지 유지하려는 생각을 갖고있지만 미국과 함께 ISS 운용의 두 축이 돼온 러시아는 노후화를 이유로 현행 운용 합의가 만료된 이후인 2025년께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놓고 있다.

현재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을 준비 중인 미국 기업은 NASA와 1억4천만 달러(1천638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민간 모듈을 개발 중인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가 꼽히고 있다.

액시엄 측은 세 개의 모듈을 잇달아 발사해 ISS와 연결, 우주 관광객을 수용하다가 2028년에 대형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네 번재 모듈과 통합해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독립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주에는 우주서비스 기업 '나노랙스'(Nanoracks)가 보이저 스페이스, 록히드 마틴 등과 함께 2027년께 '스타랩'(Starlab)이라는 민간 우주정거장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루 오리진은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에 뛰어든 세 번째 주자인 셈인데, 현재 보유한 '뉴 셰퍼드' 로켓은 외기권까지 탄도비행만 가능해 지구 궤도로 화물을 실어나르고 달 착륙선을 발사할 수 있는 '뉴 글렌' 로켓을 개발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