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구도 속 비주류 한계…젊은세대 대표주자 인지도 높여

여야 대권주자 중 유일한 79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로서 '젊은 대통령'을 내걸었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결국 고배를 마셨다.

박 의원은 10일 발표된 민주당 대선 경선 최종결과에서 득표율 1.55%에 그치며 최하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양강 중심의 경선구도와 당내 비주류로서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이제껏 지역순회 경선과 선거인단 투표에서 득표율 1∼2% 선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미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경선 완주' 박용진, 미풍에 그친 세대교체 실험
박 의원은 지난 5월 여야 대권주자 중 가장 먼저 출마선언을 했다.

한때 국민의힘 '이준석 돌풍'에 올라타면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5%를 넘기고 당내 3위라는 '서프라이즈'를 연출하기도 했다.

예비경선(컷오프)에서는 최문순 강원지사와 양승조 충남지사를 꺾어 캠프 안팎에서 고무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경선이 '양강'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공방을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그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수차례에 걸친 TV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 공약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이재명 정책 저격수'를 자임했다.

그러나 구도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순회경선에서는 비주류로서 조직력 등에 한계를 드러내며 선명한 검찰개혁 노선으로 당심에 어필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3위 경쟁'에서 완패하고 말았다.

지역별 합동연설회에서 연금개혁, 노동개혁 등 민감한 이슈를 과감하게 다루는 '소신 행보'를 선보였지만 이 지사의 압승 행진 속에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이번 대권 도전에서 얻은 유·무형의 성과물은 작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중도하차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나 김두관 의원과 달리 레이스를 우직하게 완주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여권 내 젊은 세대의 '대표주자'로 입지를 단단히 하는 등 체급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결과발표 후 SNS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진화해야 한다.

멈춰서는 안된다"며 "기라성 같은 정치 거목들, 훌륭한 선배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영광이었다.

민주당이 하나가 돼서 꼭 정권을 재창출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주류로서 쟁쟁한 후보들과 겨루며 경선을 완주했다"며 "정책 능력이 있는 '유능한 진보'의 이미지를 쌓은 것은 크나큰 정치적 자산"이라고 자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