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받으려면…" 월세 100만원씩 꼬박꼬박 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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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청약 받으려고 월세 삽니다"
분양시장에도 대출제한 불똥
광교 힐스테이트에 이어
공공분양도 중도금 대출 막혀
목돈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 선택"
분양시장에도 대출제한 불똥
광교 힐스테이트에 이어
공공분양도 중도금 대출 막혀
목돈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 선택"
윤 씨는 "높아진 집값에 시세보다 낮은 로또 청약을 기대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안 그래도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낮은데 만약 운좋게 분양을 받고 나서도 대출이 나오지 않아 계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봐 월세를 택했다"고 말했다. 대출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계약금이 20%인 경우도 많다보니 현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중도금 대출 중단 여파는 현재 공공분양 아파트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파주운정3지구 A17블록과 시흥장현 A3블록 공공분양 단지의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면서 대출규제로 중도금 대출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인천검단 AA13-1블록 공공분양주택 입주자모집공고에서도 “금융권의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로 인해 중도금 대출이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할 경우 수분양자 자력으로 중도금을 납부해야 함을 알려 드린다”고 했다.
몇 년 전 경기도 하남시 한 공공분양주택 청약에 당첨돼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최모 씨(40)는 걱정부터 앞선다. 입주를 앞두고 잔금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최씨는 2억원 가량의 잔금 대출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전세 보증금을 빼고 월세로 이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최씨는 “일부 은행들이 분양가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낮췄다는데 그마저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에 시달린다”며 “외벌이라 월세 내기가 빠듯하지만 최악의 경우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관련 글이 잇따른다. 한 청원인은 “아파트 사전청약 11년 만에 입주하는 데 집단대출을 막아놓으면 실수요자는 죽어야 하나요?”라고 지난달 27일 올렸다. 다른 청원에서도 한 글쓴이는 “수차례 청약 끝에 첫 집을 장만했는데 자금이 부족해 집단담보대출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집단대출을 막는다는 날벼락 같은 기사를 접하고 가슴이 답답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요인을 포함해 복합적인 이유로 시장에선 월세 비중이 급격히 느는 중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만4138건 8월 한 달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 1만4299건 중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5783건(40.4%)이다. 전월(35.8%)보다 4.6%포인트 급증했다. 올 들어 월세 비중이 4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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