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력 소비가 적은 밤 시간대에 쓰는 전력에 저렴한 요금을 부과하는 ‘시간별 요금제’를 시범 도입한다. 영화관에서 관객이 적은 시간대 관람권 가격을 깎아주는 ‘조조할인’과 비슷하다.

서울시는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을 차등 책정하는 시간별 요금제를 다음달 시범 도입한다고 29일 발표했다. 현재 가정용 전기요금은 사용 시간과 무관하게 전체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누진 요금제 방식이다. 시간별 요금제는 시민들의 전력 소비량이 많은 낮 시간대는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 전력 사용량이 적은 밤과 아침 등에는 비교적 저렴한 요금을 책정하는 제도다. 시범 사업은 서대문구 서울형 에너지 혁신지구 내 남가좌 래미안, 홍제원 현대, 홍제 센트럴 아파트 등 3000가구를 대상으로 2023년 9월까지 진행된다.

시는 주민들이 실시간 전력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각 가정의 전기·난방·가스 검침기에 스마트미터기(원격검침기)를 무료로 설치해 주기로 했다. 전기 사용량과 전기요금 정보를 연동하는 모바일 앱도 마련했다. 스마트미터기는 전력 사용량을 5분 단위로 수집해 전력 공급자와 앱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김연지 서울시 환경시민협력과장은 “전기 이용이 낮에 몰리지 않으면 발전소를 추가 가동하지 않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시는 내년 양천구 2000가구에 시간별 요금제를 추가 도입한 뒤 다른 곳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