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52개 전통시장에 ‘찾아가는 백신접종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시장은 장시간 육체노동으로 마스크 착용이 힘든 환경인 데다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근로자가 몰려 있어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25개 자치구와 전통시장 백신접종센터 관련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가락시장 업무동 1층 로비에 찾아가는 백신접종센터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 전역의 전통시장에 이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각 자치구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등을 위해 백신접종 대상자를 찾아가 접종한 적은 있지만 서울시 차원에서 별도의 지역에 접종센터를 설치한 것은 가락시장이 처음이다. 가락시장 백신접종센터에서 사용하는 백신은 1회로 접종이 완료되는 얀센으로 결정됐다.

서울시는 전통시장이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상당히 취약한 환경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장시간 육체노동자가 많고, 고령자와 외국인 종사자, 단기 근로자가 다수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이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며 “입출입 명부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도 전통시장 감염 확산의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는 불법 체류(미등록 외국인)나 주소지 불명 등으로 백신 접종 명단에서 빠진 경우라도 찾아가는 백신접종센터를 통해 접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불법 체류 외국인, 단기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주소불명자 등이 백신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집단 면역을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백신 접종 허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말했다. 백신접종센터와 더불어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도 함께 설치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40개 시장 상인회와 시기, 장소 등을 협의하고 있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온라인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도심권 중심의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집중방역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가락시장발 확진자 발생이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