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측 "대세론 변동 없어" 이낙연측 "호남의 한(恨) 풀자"
호남의 선택은…이재명 굳히기냐, 이낙연 뒤집기냐(종합)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지역의 권리당원 투표가 광주·전남에 이어 전북에서도 22일 시작됐다.

이날 정오 기준으로 투표 이틀 째를 맞은 광주·전남 투표율은 33.72%, 투표 첫날인 전북 투표율은 15.50%로 기대치보다 낮았다.

투표가 추석 연휴와 맞물린 탓으로 해석된다.

광주·전남 경선 결과는 오는 25일, 전북은 26일 각각 발표된다.

광주·전남과 전북을 합친 총투표인 수는 약 20만명에 달한다.

핵심 지지층이 모여 있는 호남의 선택이 역대 대선 경선에서 전체 판세를 좌우해 왔던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호남 내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양강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 양상을 벌여왔다.

호남의 선택은…이재명 굳히기냐, 이낙연 뒤집기냐(종합)
초반 53% 누적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호남 경선을 통해 과반 승리를 굳혀 '본선 직행'에 쐐기를 박겠다는 입장이다.

연휴 내내 정권 재창출을 위한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며 호남의 '전략적 투표'를 호소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소방서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이 자리까지 왔다"며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호남의 민심, 우리 국민의 집단지성에 의해 합리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영진 캠프 상황실장은 주간브리핑에서 "대장동 의혹 등 많은 사건이 있었으나 이재명 후보가 여권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라는 대세에는 변동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호남의 바닥 민심 흐름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결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이재명 후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병욱 직능총괄본부장은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내 변방이었다.

그럼에도 호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며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이냐는 대의 속에서 후보를 결정하는 게 호남의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호남의 선택은…이재명 굳히기냐, 이낙연 뒤집기냐(종합)
반면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의원직 사퇴 승부수를 지렛대로 호남 민심이 들썩이고 있다며 반전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역대 경선에서 호남은 신기루 같은 대세론에 현혹되지 않고 낡아빠진 고정관념을 단호히 거부했다"며 "이번 대선도 호남에 달려있다.

전국이 호남을 주목하고 있다.

호남이 결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회견에서는 최근 캠프에 합류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호남 정서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호남에서 대통령이 나와야만 호남 출신 공무원, 기업 임직원들도 기를 펴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다.

이쪽 민심은 호남 출신의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부탁입니다.

한이 맺혔습니다.

그 한을 풀 수 있는 분은 이낙연 후보"라고 강조했다.

중도하차한 전북 출신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사람들과 그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명낙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캠프에는 정 전 총리의 국회의장 시절 의장실 부실장 출신이자 경선 캠프에서 특보단 실장을 맡았던 임무영 씨에 이어 전북 지역 조직 총괄이었던 재선의 안호영 의원이 이날 공식 합류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정례브리핑에서 "정 전 총리가 후보직 사퇴를 하며 나에게 '유력 주자중에 유일한 호남주자가 우리 이낙연 후보다', '내가 지금 사퇴하는 이유가 뭔지 잘 알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김두관 의원 등도 연휴 기간 호남 일대를 훑으며 표밭을 다졌다.

이 가운데 선명성·개혁성을 앞세워 10% 넘는 득표율을 기록 중인 추 전 장관이 어느 정도 파괴력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추 전 장관 측 관계자는 "투표율이 올라갈수록 상승하는 후보가 추미애"라며 "권리당원 투표율이 높은 만큼 15∼20%까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