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은 13일 정성희 전 경기도박물관 학예실장(57·사진)을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장에 임용했다. 정 관장은 2009년부터 실학박물관 학예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실학박물관 개관 준비에 참여했다. 최근 경기도박물관 학예운영실장으로 재직하며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 관련 박물관 사업을 총괄했다.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59·사진)는 평생 월급을 받아본 일이 없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엔 영화를 만들었고, 이후 오랫동안 대중음악평론가로 살았다. 마흔 넘어 시작한 명리학 공부 덕분에 대중에겐 명리학자로 더 유명하다. 그가 2015년 쓴 《명리》라는 책은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글을 짓는 것만으로 밥을 먹기 충분했고 이름도 널리 알렸다. 그런 그가 3년 전부터 ‘월급쟁이’ 생활을 시작했다. 경기문화재단 대표로 기관장이 됐다. 지난 7일 강 대표를 경기 수원시 경기문화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생과 사주, 명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세 시간 동안 길게 풀어놓았는데도 지루할 새가 없었다. 타고난 이야기꾼의 1인극을 문답으로 정리했다.▷경기문화재단 대표가 된 지 3년째다. 기관장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계기가 있었나.“명리학 이야기를 듣겠다고 찾아왔으니 사주 이야기를 해야겠다. 2018년 11월에 처음 경기문화재단 대표 제안을 받았다. 무술년은 사주상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변화가 있을 만한 해였다. 연초부터 올해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연말까지 아무런 조짐이 없었다. 괜히 실언을 하고 다녔나 돌이켜보던 차에 경기문화재단에서 연락이 왔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친분도 없었고 상상해보지 못한 자리였다. 고민이 깊었다. 변화가 있는 해에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는 생각에 대표직을 맡았다.”▷명리학 공부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마흔둘에 갑자기 쓰러졌다. 대동맥이 찢어져 병원으로 실려 갔는데, 장례 준비를 하라는 말까지 나왔다. 23일 동안 혼수상태로 지내다가 깨어났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의사는 삶이 길면 2년 정도 남았다고 했다. 걸어다닐 수도 없을 만큼 건강이 나빴다. 누워 있으니 옛 생각이 났다. 고등학생 때 놀러간 친구 집에서 우연히 친구 아버지가 사주를 봐줬다. 고등학생인 내게 “세 번 결혼을 하고, 42세엔 죽을 수도 있고 간신히 살아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두 번의 이혼과 경각에 달한 생명. 당시 내 처지였다. 후배에게 부탁해 서점에 있는 사주책을 다 사서 보내라고 했다. 그렇게 명리학을 공부할수록 명리학은 동양 철학이 인간을 바라보는 사유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의 욕망을 만나 저잣거리의 점술로 전락했지만, 만약 내가 더 살 수 있다면 명리학에 대한 명예를 회복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사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게 가능한가.“운명은 운(運)과 명(命)으로 이뤄진 글자다. 명리학에서 ‘명’은 날 때부터 결정된 것으로 본다. 연월일시에 따른 사주팔자가 한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성격과 인생의 흐름을 담고 있다. 이게 명이다. 주어진 명 속에서 자유와 의지를 가진 인간이 선택을 통해 인생을 ‘운전’해 나간다. 예측 불가능한 선택과 자유가 ‘운’의 의미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건 전형적으로 세속화한 논리다.”▷전 국민이 명리학 공부를 해야 한다 주장한다. 이유는 뭔가.“사주를 보는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어디서 기뻐하는지, 어디서 성취감을 얻는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사주 상담이다. 인생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타고난 것을 완전 연소시킬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보다 스스로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명리학 지식이 조금 어설퍼도 자신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스스로다. 게다가 인생에는 수많은 선택이 있다. 선택의 순간마다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순 없다.”▷스스로도 자신의 사주를 보나.“매일 본다. 인간의 성격과 미래를 파악하려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명리학이 뛰어난 점 가운데 하나는 성격 파악을 넘어 인생의 타이밍마다 선택을 하는 데 힌트를 준다는 거다. 물러서야 할 때와 나서야 할 때,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와 고독해야 할 때가 다르다. 사주를 들여다보면서 적어도 주어진 명에 반하는 선택은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사주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사주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조언해 달라.“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탐구심과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누구에게나 있다. 사주 상담가를 찾고 돈과 시간을 쏟는 열정으로 차라리 직접 명리학 공부를 해라. 천간의 10글자와 지간의 12글자 한자만 알면 다음부터는 해석의 문제다. 알파벳보다도 수가 적다. 이런 정도의 공부로 평생 나를 지킬 수 있는 무기를 갖는다면 남는 장사 아닌가.”글=나수지/강영연 기자 suji@hankyung.com
경기도가 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와 위축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시작한 ‘착한소비 운동’이 도민호응과 성과를 거두며 문화예술분야로 이어가고 있다고 17일 발표했다. 착한소비 운동은 코로나19로 물리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지역경제와 지역 일자리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지난 4월부터 시작했다. 문화예술분야의 착한 소비운동은 먼저 차안에서 공연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드라이브 씨어터’가 오는 20일부터 7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운영된다. 경기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연기되거나 취소된 문화예술 공연과 독립영화를 공모를 통해 공연 작품 40편을 선정해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독립영화 50편을 구입해 10편은 드라이브 씨어터(자동차 극장)에서 상영하고 이후 나머지는 박물관 등에서 순차적으로 상영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경기문화재단은 오는 20일 고양 제3킨텍스 예정부지에서 클래식과 재즈공연을, 27일 안산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서는 뮤지컬과 무용공연을, 7월 4일 고양 제3킨텍스 예정부지에서 크로스 오버, 7월 11일 양평파크 골프장 주차장에서는 전통예술을 공연한다. 도는 내년 연말까지 이용할 수 있는 도내 관광지 이용권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착한여행 캠페인’도 실시해 7억5000만원의 판매 달성해 호응을 받았다.프리랜서 강사, 예술인, 스포츠인 지원의 일환으로 온라인 강의 등 동영상 콘텐츠도 활발히 제작 중이다.도는 또 지난 달 7일부터 13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온라인 생방송 방식의 ‘기본소득 온에어 교육’을 진행해 프리랜서 강사들을 도왔다. 경기도체육회에서는 사업운영 정상화 시점까지 스포츠클럽 77개소를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온라인 지도 동영상 콘텐츠를 지원, 현재까지 73명의 스포츠강사 신청자중 10개 시군에서 42명의 강사가 참여하여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아트센터도 문화나눔 공연단체, 문화예술사회적경제기업, 예술단체 등 245개 공연단체의 작품과 코로나19극복 경기도 예술단체 우수공연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선정된 28개 작품을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방방콕콕 예술방송국’을 운영 중이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꺅!tv 경기아트센터’(구독자 1만9천명)와 네이버tv 등에서 공개되고 있다. 한편, 착한소비 운동의 하나로 도가 진행 중인 재난기본소득 사용내역과 후기 이벤트에는 약 400여명이 참여했다. 도 관계자는 “드라이브 장터로 화제가 됐던 착한소비 운동이 문화예술계로 번지면서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힘이 되고 있다”면서 “경기도에서 준비한 다양한 공연과 관광지 이용권, 온라인 강좌 등을 적극 활용해 문화혜택도 누리고 문화예술 분야도 지원하는 착한소비 운동을 이어가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