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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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임 팀장으로 승진시키는가?

A부장은 직장생활 15년이 지나 현 조직에서 팀장으로 발령받았다. 팀원으로 있을 때에는 농담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동료들과 나눴는데, 팀장이 되고 난 후부터는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업무보고를 하러 오는 팀원들의 얼굴에는 장난과 웃음기가 없다.
보고할 사항만 이야기하고 뭔가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8년 동안 함께 근무한 이과장을 불러 넌지시 물어보았으나,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사실 10년 넘게 이 팀에서 일을 해왔기 때문에 일의 방향이나 프로세스 그리고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를 다 알고 있었다. 항상 좋은 평가를 받아왔고 후배들에게 일하는 방법과 여러 조언을 하면서 좋은 평을 들어 왔다. 일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었기에 팀장이 되어 큰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팀이 하는 일이나 가져오는 보고서에는 항상 부족함이 느껴진다. 하나하나 제대로 방향과 프로세스 그리고 추진 일정을 알려주는데도 실수가 많다. 요즘은 급하고 중요한 업무는 A팀장이 직접 처리해 버린다.
팀장이 되고 3개월이 지났는데, 팀워크가 강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평소 명랑하고 조직의 분위기 메이커였던 홍길동 주임이 면담을 요청한다.
자신이 해 보고 싶었던 공부를 더 하기 위해 퇴직을 하고 싶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대부분 직원들은 열심이고 성과가 높은 팀원이 팀장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는 팀의 한 방향 정렬을 이끌며, 밝고 열정적인 분위기를 통한 성과창출을 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누구인가 고려하여 팀장으로 승진시킨다.
팀장은 팀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자질이 우수한 것보다는 팀의 역할과 일, 팀원들과의 조화와 팀워크를 고려하여 선발하게 된다.

신임 팀장들은 불안하다.

팀장이 되기 전에, 팀장 후보자로 일정 기간 동안 팀장의 역할, 해야 할 일, 조직관리, 일과 사람관리, 성과 관리 등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받고 검증 과정을 거쳤다면 조금은 덜 두려움을 갖게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는 팀장이 공석이 되면, 본부장이 후보자를 추천하여 CEO가 승인하고 인사에서 발령 내고 공지하는 것으로 팀장 선발이 이루어진다. 팀원으로 있다가 자고 일어나니 팀장이 된 경우가 많다.
팀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지, 팀장으로 어떤 마음가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노력한 적이 없다. 당장 팀장이 되어 방향을 정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자신이 했던 직무는 다른 팀원에게 하도록 한다. 그 팀원이 아무리 잘해도 자신이 했던 것보다 많은 부족하다. 하나하나 수정해 주면서 곧 잘하겠지 기대하지만, 그 갭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시간이 감에 따라 팀원으로 있을 때가 더 행복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신임 팀장으로 불안한 것들은 생각보다 많다.
① 전임 부서장이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임원이 되었는데, 비교 당할 것 같아 걱정이다
② 팀 구성원 간의 불화(갈등)이 심한데 해결방안이 없다
③ 팀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도전하며 불만을 토로하는 고참
④ 멤버들의 기대와 나의 실제 모습 간의 차이로 인정받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
⑤ 어떻게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보여줘야 하는가?
⑥ 협업이 필요한 유관 부서가 어떻게 우리를 돕게 만들까?
⑦ 나보다 더 나이가 많고 전문성이 뛰어난 팀원을 어떻게 이끌까?
⑧ 팀원들을 어떻게 동기부여하며 소통할 것인가?
⑨ 팀원의 업무를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가?
⑩ 무엇을 상사에게 결재 올리고, 내 선에서 끝내거나 노라고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신임팀장에게 해주고 싶은 4가지

신임팀장을 선발한 것은 잘해낼 것이라는 믿음이다. 신임팀장은 사업과 연계하여, 자신이 맡고 있는 팀의 바람직한 모습, 방향과 전략, 중점과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중심으로 악착 같은 실행으로 솔선수범하여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팀원들과 상사 그리고 주변 팀장들에게 영향력을 주어 지원을 이끌어 야 한다.
이것을 잘하기 위해 신임팀장에게 해주고 싶은 4가지가 있다.

첫째, 팀의 현황을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같은 팀에서 팀장이 되었다 해도 팀장이 되어 전체를 모아 놓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개별 면담을 하는 것이 좋다. 약 10~20개의 질문을 정해 동일하게 질문하여 팀원들이 느끼고 있는 팀의 약점, 기회 요인, 과제, 팀장에게 바라는 것, 개인적인 이슈를 파악하여 팀의 과제를 선정하는 것을 시급하게 알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팀의 그라운드 룰을 정하고 업무분장을 마무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1개월 이내에 팀의 중기 전략을 작성하는 것이다.

기존 팀장이 추구하고 약속한 것을 기초로 하여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팀의 3년 중기 목표, 전략과 중점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뿐 아니라 팀원의 생각을 모아 중기 전략을 작성하여 팀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일은 먼저 상사의 목적과 성과 그리고 팀에 대한 기대수준을 연계하여 중기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

셋째, 상사의 지원을 얻는 것이다.

상사에게 팀의 중기 전략을 중심으로 상사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이야기하고, 지원을 얻는 일이다. 항상 상사의 기대수준을 알고 이를 먼저 충족시켜야 한다.
상사와 소통 채널을 만들어 자신이 하는 일과 팀원에 대해 공감대를 조성해야 한다.
상사의 의중을 알고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

넷째,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는 끝까지 밀고 나가 달성하라고 하고 싶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긍정적 언행으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였다면 열정을 갖고 악착같이 실행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제도, 업무 스타일, 경영시스템, 문화가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구축되어야 한다.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밀고 나가야 한다.
일을 추진하다 보면 많은 역경이 있다. 자신과 사람을 믿고 굴하지 말고 나아가면 반드시 돕는 상황이 발생한다. 길고 멀리 보며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팀을 만들고 나아가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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