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는 8일 국가 재정이 선진국에 비해 탄탄한 것이 맞느냐는 질의에 그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홍 부총리는 "국가 채무의 절대규모 측면에서는 (부채비율이) 47%이고, 내년 예산 기준으로 하면 50.2%다"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부채 비율이 120%이므로 아직은 뭐…"라고 말했다.그는 "최근 국가채무 비율이 빠르게 증가한 데 대해서는 경계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6일 국회에서 "나라 곳간이 비어간다"고 발언했다가 하루 만에 한국 재정은 선진국에 비해 "탄탄하다"고 언급했다.이와 관련한 질의에서 홍 부총리는 "저는 초지일관 메시지를 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한편 국민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홍 부 총리는 "소득이나 가족 인정 여부 때문에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의제기에 대해서는 충실하게 검토해서 가능한 판단이 애매모호하면 가능한 한 지원해 주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재정이 탄탄하다"고 말했다. 전날 "나라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며 재정건전성을 강조한 지 하루만에 말이 반대로 바뀐 것이다. 재정 당국 수장인 홍 부총리가 정치권에 휘둘리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홍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질책하자 입장을 번복했다. 김 의원은 "곳간이 비어간다고 표현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가 쌀독 경제냐"라고 말했다.이는 전날 홍 부총리의 재정 건전성 강조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다. 지난 6일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자, 홍 부총리는 “의원님은 쌓아두고 있다고 하는데 비어가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고 의원이 “(곳간이) 텅텅 비어 있느냐”고 되묻자 홍 부총리는 “상당 부분 어렵다”고 했다.전날 강한 어조로 재정건전성을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던 홍 부총리는 이날 김 의원의 질책에 상반되는 답변을 내놨다.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코로나 위기 대응과정에서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국가채무의 수준은 선진국의 절반밖에 안돼 양호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전날 발언에 대해서는 "(채무의 증가) 속도가 빨라서 경계를 하며 대내외적인 대응을 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홍 부총리의 설명에도 김 의원은 "발언을 정정하라"고 계속 요구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전날 발언에 대해 '고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그러면서 "재정은 아직까지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상당히 탄탄하고 정부로서는 건전성 문제도 굉장히 고민하면서 재정운용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이같은 홍 부총리의 입장 번복은 재정당국 수장으로서의 경제 상황 판단과, 확장 재정을 요구하는 여당 의원들의 주장이 충돌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치권의 강력한 비판이나 요구 사항에 쉽게 주장을 접는 홍 부총리의 스타일이 이번에도 동일하게 나왔다는 지적이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는 (내) 표현은 자극적이었다. 한국 재정은 선진국에 비해 탄탄하다”고 말했다.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 정책 질의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 부총리가) 재정 상황을 ‘곳간이 비어간다’고 표현해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쌀독이냐 (빈 곳간이라고 표현한) 진위가 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홍 부총리는 전날 예결위에서 "곳간에 곡식을 쌓아두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의원님은 (곳간에 곡식을) 쌓아두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비어가고 있다"고 받아친 적 있다. 이후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홍 부총리를 향해 "곳간을 거덜 내고 유체이탈 화법을 쓴다"며 지적했다.이날 다시 예결위 질의에 참 홍남기 부총리는 "진위를 얘기하자면 국가 채무가 최근 코로나19 대응 과정에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총생산(GDP) 대비 수준은 선진국의 절반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GDP 대비 채무가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 이를 우려하는 대내·외 시각이 많아 그런 측면을 같이 경계하면서 재정이 제 역할을 해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홍남기 부총리는 이어 "그것(곳간이 비어간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고치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