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정론…'3중고' 속 내치 결과물 과시하며 민심 다독이기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 동안 각지에서 벌인 건설사업 성과를 나열하며 민생을 돌보는 지도자의 면모를 부각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내 조국의 새 지도를 그린다' 제목의 정론에서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이라지만 한 해 한 해를 10년 맞잡이로 발전의 큰 걸음을 내짚어 온 내 조국"이라며 그간 건설한 건축물을 소개했다.

신문은 "세월을 주름잡으며, 온갖 고난과 시련을 짓부수며 앞으로만 전진해가는 내 조국의 기상인 양, 힘인 양 우후죽순처럼 일떠서는 건축물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 '김정은 10년' 지역별 건설사업 소개…민생지도자 부각
지난 2015∼2016년에 완공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와 김 위원장이 역점을 두고 '산간 문화도시의 훌륭한 표준, 이상적인 본보기 지방 도시'로 개발한 삼지연시를 먼저 언급했다.

수도 평양을 두고는 "변혁의 가장 큰 장을 아로새긴 (곳)"이라며 여명거리와 미래과학자거리, 옥류아동병원, 류경안과종합병원은 물론 올해 착공한 평양 주택 1만 호 건설과 김일성 옛 사저 '5호댁' 터에 건설 중인 고급주택지를 성과로 들었다.

신문은 "강원도는 10년의 변화가 가장 뚜렷한 도들 중의 하나"라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마식령 스키장을 언급했고, 관광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2019년 준공한 평안남도 양덕온천문화휴양지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개원 예정이었으나 아직 완공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평양종합병원도 김 위원장이 내린 결단의 산물이라며 슬쩍 언급했다.

북한, '김정은 10년' 지역별 건설사업 소개…민생지도자 부각
노동신문 정론은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시점마다 최고지도자의 의도와 정책을 주민들에게 주입·설득해야 할 때 동원하는 핵심적 기사 형식이다.

이 같은 정론에서 군사나 외교, 경제성과보다도 이처럼 주민을 위한 주거시설이나 문화·의료시설, 공장 등을 김정은 집권기의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북한이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 식량난 등으로 삼중의 어려움이 빠진 상황에서 가시적이고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는 건설사업을 통해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민생과 관련한 건설 현장에만 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 평양 주택 5만 호 건설을 약속하고 착공식에 참석하는가 하면 보통강 강변 고급주택구 건설 현장은 3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들어 '김정은 10년'을 강조하는 기사를 내놓고 있다.

김정은 체제는 2012년 4월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를 기점으로 공식 출범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부터를 실질적 집권 기간으로 셈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10년' 지역별 건설사업 소개…민생지도자 부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