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계속 증가하던 외국인 유학생 수가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등록금 동결 이후 대학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잡은 비학위 과정 유학생은 1년 새 21% 급감했다.

29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기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15만228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날보다 1414명(0.9%) 감소했다. 외국인 유학생은 2014년 8만4891명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는 16만165명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6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특히 어학연수, 교환학생, 방문연수생 등 비학위 과정 유학생이 크게 줄었다. 비학위 과정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3만2263명으로, 전년 대비 8429명(20.7%) 쪼그라들었다. 학위 과정 유학생은 12만18명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7015명(6.2%) 늘었다.

외국인 유학생 감소는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작년부터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돼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비학위 과정 유학생 수가 줄었다. 고려대가 지난해 유학생 1800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하계대학’을 취소하는 등 대학들은 비학위 과정 유학생 유치를 줄줄이 포기했다. 학위 과정은 정부가 국내 입국이 어려운 유학생에게 온라인 강의를 유도하면서 소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학들은 2009년 이후 등록금이 동결되고 학령인구가 감소하자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유학생 유치에 적극 뛰어들었다. 일부 지방 대학은 유학생을 모으기 위해 등록금 감면, 100% 기숙사 입사 보장 등의 혜택까지 제공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안 그래도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이 더욱 타격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학생 감소 여파는 올해 회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유학생 중 중국인 유학생 비율은 44.2%(6만7348명)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증가했다. 이어 베트남 23.5%(3만5843명), 몽골 4.0%(6028명), 일본 2.5%(3818명), 미국 1.5%(2218명) 순으로 아시아 국가의 유학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학위 과정에선 베트남 유학생 비율이 33.7%(1만859명)로 가장 높았다. 베트남 유학생은 작년 1만9177명에 비해 43.3% 급감했다. 이어 중국 23.5%(7574명), 일본 5.6%(1796명), 몽골 3.4%(1112명), 미국 2.8%(917명) 순이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