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인 SK가스와 E1이 내달 국내 LPG 공급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 LPG 가격이나 실적 등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하지만 서민 물가를 의식해 쉽사리 인상폭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24일 LPG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이달 프로판과 부탄 가격을 전월 대비 각각 t당 40달러, 35달러 올린 660달러와 655달러로 통보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대비 각각 80.8%, 89.9% 높은 가격이다.

SK가스와 E1은 아람코로부터 매월 통보받은 국제 LPG 가격(CP)을 기준으로 국내 공급 가격을 정한다. 통상 아람코는 국제 유가와 연동해 LPG 가격을 책정한다. 1년 전 배럴당 40달러 선이던 중동산 두바이유는 이날 기준 65달러 선까지 올랐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과 LPG를 들여오는 해상운임 등을 반영해 국내 LPG 공급 가격이 산정된다.

통상 SK가스와 E1이 발표하는 국내 가격은 아람코가 통보한 전월 CP 기준으로 책정된다. 중동 지역에서 국내까지의 운송 시간을 고려해 전월 국제 가격 기준으로 당월 국내 가격을 결정한다. 두 회사는 내달 국내 LPG 공급 가격에 ㎏당 100원가량 인상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람코가 통보한 CP가 오른 데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상당히 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선복 부족으로 해상운임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도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가격 인상 요인을 고스란히 국내 공급 가격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서민 연료’라는 인식이 강한 탓이다.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정부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다.

SK가스와 E1은 지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당 약 130원 인상했다. 이마저도 CP 상승폭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LPG 공급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 소비가 위축될 수 있는 데다 서민 경제에 미칠 부담을 우려해 양대 수입사가 상승폭을 조절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 경제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인상을 최소화해왔다”며 “여러 상황을 예의 주시해 내달 공급 가격 인상폭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