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21일 오후 서울 청계천 산책로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을장마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21일 오후 서울 청계천 산책로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곳곳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며 본격적인 가을 장마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21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국에 많이 비가 쏟아짐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50분을 기해 호우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중대본 비상근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가동했다.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중대본 비상대응 수위는 1∼3단계 순으로 상향된다. 행안부는 앞서 이날 오전 8시 30분을 기해 호우 위기경보를 '주의'로 올리고 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비상대응 2단계는 4개 이상 시·도에 호우경보가 발표되고 국지적으로 극심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가동된다.

이번 비는 중국 산둥반도 남쪽에서 북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 많은 비를 쏟아냈다. 제주도 주요 지점의 일강수량 현황을 살펴보면 한라생태숲 113.0㎜, 추자도 100.0㎜, 삼각봉 92.5㎜, 선흘 62.0㎜ 등이다. 22일까지 제주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100∼300㎜로, 산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에서는 400㎜ 이상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가을장마가 찾아온 21일 서울 세종대로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비를 피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을장마가 찾아온 21일 서울 세종대로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비를 피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의 경우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지역별 일 강수량은 파주 도라산 79.5㎜, 고양 능곡 61.5㎜, 의정부 42㎜, 연천 군남 37㎜, 양주 36.5㎜ 등이다. 특히 파주 도라산에는 1시간에 51.5㎜의 폭우가 내렸으며, 고양 능곡에는 1시간에 37.5㎜의 비가 쏟아졌다.

강한 비 구름대는 저기압이 북동진함에 따라 이날 오후까지 수도권에 시간당 30∼50㎜ 이상의 강한 비를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인천에서는 이날 오전 8시께부터 비가 내려 오후 1시 기준 옹진군 덕적도 109㎜, 장봉도 94㎜, 중구 왕산 94㎜, 서구 공촌동 74.5㎜, 영종도 73㎜, 강화군 교동도 62㎜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특히 장봉도와 덕적도에서는 시간당 최대 68㎜와 66㎜의 폭우가 내렸고 왕산에서도 1시간 만에 62㎜의 비가 쏟아졌다. 인천에 내리는 비는 오후부터 점차 약해지다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우와 돌풍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시설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며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산사태·하천급류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