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싸이버거.
맘스터치 싸이버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토종 햄버거 브랜드 맘스터치가 가맹점과 갈등에 휩싸였다. 가맹점주들은 맘스터치가 가맹점주 협의회를 저지하기 위해 부당하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항의하고 나섰다. 반면 회사 측은 적법한 계약 해지라며 맞서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서 맘스터치 상도역점을 운영하는 황성구 씨(62)는 지난 14일부터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본사가 물품 공급을 끊고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사건이 시작된 것은 지난 3월. 황씨는 3월 2일 전국 1300여 개 맘스터치 가맹점주들에게 점주협의회 가입안내문을 보냈다. 황씨는 “점주들끼리 매장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점주들의 의견을 본사에 전달할 통로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3주 뒤 황씨는 맘스터치앤컴퍼니 측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서면 경고를 받았다. 본사 측은 황씨가 가입안내문에 적은 “최근 거의 모든 매장이 매출 및 수익 하락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표현을 문제삼았다. 본사는 서울 동작경찰서에 황씨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지만 지난달 14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햄버거 매장 수 1위' 맘스터치에 무슨 일이…
하지만 맘스터치 측은 지난 3일 황씨의 상도역점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어 8일 물품 발주도 중단하면서 황씨는 결국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

황씨는 맘스터치가 가맹점주협의회 결성을 막기 위해 압박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달 들어서만 본사 임원 2명이 다섯 번 매장에 찾아왔다”며 “이들은 ‘왜 굳이 가맹점주협의회장을 맡으려 하냐, 계약 해지되면 점주님만 손해다’란 식으로 협의회장을 그만두라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상도역점과 계약을 해지했다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해당 가맹점주는 허위사실 유포로 맘스터치의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했고 이는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며 “가맹점주와 가맹본부의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임원이 방문한 것은 사실이나 대화에 응하기 위해 찾아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맘스터치는 2019년 11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5월 기준 맘스터치 매장은 1338곳으로 롯데리아(1333곳)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전년 대비 38.5% 늘었다.

황씨가 꾸린 맘스터치 가맹점주협의회에는 460여 개 매장이 참여하고 있다. 송준호 법무법인 현성 변호사는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협의체가 본사와 협상할 권한이 있다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