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출신 경찰관, 학교밖 청소년 '멘토'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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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부경찰서의 학교전담경찰관(SPO)인 김진호 경위가 8번 만의 도전 끝에 경찰이 된 것은 36세 때다.
남들보다 한참 늦은 입직이었다.
김 경위는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가지 못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
사춘기가 되면서 그는 싸움과 가출을 반복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전국체전 복싱 1위를 할 정도로 '매서운' 주먹을 날리는 데 도취하기도 했다.
그러다 학교 밖에서 우연히 만난 경찰 아저씨의 충고에 마음을 다잡고 검정고시를 준비, 배움을 어렵게 마쳤다.
2015년 여성청소년계 업무를 맡은 김 경위가 학교 밖에서 떠도는 청소년을 돕고 지원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도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제25차 소통포럼에서 '나 또한 위기 청소년이었다'를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김 경위가 2015년부터 운영한 선도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공부를 시작한 학교 밖 청소년은 100여명에 달한다.
이 중 38명은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2015년 3월 순찰 중 만난 A(당시 17세)군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A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담배를 피웠고, 소년원을 2번 다녀온 비행 청소년이었다.
김 경위가 말을 걸자 "아저씨가 뭔데?"라며 반말로 되물었다.
하지만 김 경위가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1시간에 걸쳐 들려주자 A군도 차츰 마음을 열었다고 한다.
둘은 복지관에서 노인 목욕시키기, 배식 후 그릇 세척 등 봉사활동을 같이 했다.
김 경위는 청소년복지센터 검정고시 공부방에 A군을 입소시켰다.
마음을 고쳐먹고 열심히 살아가는 듯하던 A군은 같은 해 5월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고, 결국 3번째로 소년원에 가게 됐다.
김 경위는 "밤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것을 간과한 내 실수도 있었다"며 "한주 내내 잠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 달 뒤 소년원에 있는 A군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A군은 약속한 검정고시 준비를 소년원에서도 계속하고 있다며 오히려 김 경위를 위로했다고 한다.
김 경위는 "학교 밖 위기청소년 변화의 첫 단추는 공부라고 확신한다"며 "경찰관으로 선도 활동을 열심히 한 뒤 퇴직 후에는 야간학교를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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