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위안 줌 CEO.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에릭 위안 줌 CEO.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코로나19 시대의 승자'로 불리는 화상회의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 줌(Zoom)이 클라우드 컨택트센터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 '파이브나인(Five9)'을 147억달러(약 16조8400원)에 인수한다. 줌은 이같은 내용을 18일(현지시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에릭 위안 줌 대표(CEO)는 "플랫폼을 향상시킬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며 "Five9의 인수는 고객에게 훨씬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컨택트 센터는 전화 뿐만 아니라 이메일, SNS 등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원격으로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규모는 240억달러(약 27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초부터 상담사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 컨택트센터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파이브나인은 실적이 급증했다. CNBC에 따르면 파이브나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4억3500만달러를 기록했다.

로완 트롤로프 파이브나인 CEO는 "기업들은 컨택트 센터에 매년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파이브나인은 기업이 문제를 쉽게 해결하고 보다 의미 있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이브나인 고객들은 줌 폰(Zoom Phone)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 사업에 더 많은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거래는 줌의 10억달러 넘는 첫 M&A(인수합병)이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줌의 파이브나인 인수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추진 중인 160억달러 규모의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 인수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큰 기술기업의 M&A다.

줌(왼쪽)과 파이브나인 로고. 화면 캡처
줌(왼쪽)과 파이브나인 로고. 화면 캡처
줌은 직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하는 '팬데믹 이후' 시대의 사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줌의 2020년 매출은 전년 대비 326% 증가했다. 2019년말 68.04달러였던 주가도 2020년 10월19일 568.34달러로 735.3% 치솟았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회사들이 다시 문을 열고 대면 회의가 재개되면 줌의 실적은 침체기를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줌의 현재(16일 종가 기준) 주가는 361.97달러로 내려왔다. 고점 대비 하락률은 36.3%다.

나스닥에 상장된 파이브나인의 시가총액은 지난 16일 종가(117.6달러) 기준 약 119억 달러다. 줌의 인수가격은 시총에 13%의 프리미엄을 더한 것이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